'내 이름은' 정지영 감독 "제주4·3 '제 이름' 찾는 시발점 됐으면"

'내 이름은' 정지영 감독 "제주4·3 '제 이름' 찾는 시발점 됐으면"
4·3 영화 '내 이름은' 내달 3일 촬영 시작
내년 4·3주간 개봉 목표… 시민 후원 계속
"도민들 '우리 영화'라는 같은 마음이길"
  • 입력 : 2025. 03.21(금) 23:35  수정 : 2025. 03. 23(일) 13:00
  • 박소정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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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을 소재로 한 영화 \'내 이름은\'의 정지영 감독이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박소정기자

[한라일보] "제주4·3의 제 이름을 찾는 시발점이 됐으면 합니다."

제주4·3을 소재로 한 영화 '내 이름은'이 제주4·3 77주년인 오는 4월 3일 제주에서 크랭크인하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 이를 앞두고 이 영화를 연출하는 정지영 감독이 21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내 이름은'은 4·3으로 잃어버린 이름,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50대 후반의 여인 '정순'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배경은 4·3사건이 일어난 1948~1949년과 4·3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던 1998년을 오간다. 주인공 '정순' 역은 영화 '시민덕희'와 드라마 '더 글로리', '폭싹 속았수다' 등에서 연기 폭을 넓혀 온 배우 염혜란이 맡았다. '정순'의 고등학교 시절 아들과 성인이 된 아들 '영옥' 역은 배우 박지민과 유준상이 연기한다. 오지호, 김규리, 김민재 등도 함께한다. 내년 4·3주간 개봉을 목표로 하는 이 영화는 앞으로 3개월여간 제주 곳곳에서 촬영을 진행한다.

정 감독은 그동안 영화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 '소년들'로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작품들을 주로 해왔다. 이번에 기존과는 다른 장르의 4·3 영화를 만들게 된 것은 2021년 4·3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제주4·3을 소재로 한 영화 '내 이름은'의 정지영 감독이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박소정기자

정 감독은 "사실 이 시나리오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잃어버린 이름을 찾는다'는 아이디어가 상당히 좋았다. 시나리오 원작자가 이 아이디어를 갖고 제게 하고 싶은대로 고쳐서 영화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해서 그때부터 2년여간 작업을 했다"며 "4·3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주인공이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아직도 정해지지 못한 4·3의 이름, 누구는 폭동이라고 하고 누구는 반란이라고 하고 누구는 항쟁이라고 하는 이런 혼란 속에서 제대로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을 상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나리오 완성은 영화가 끝날때까지 한다. 근데 이제 시나리오가 촬영을 시작할 수 있겠구나라는 정도가 돼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한다"며 "영화가 올가을쯤에는 완성이 될텐데 각종 영화제의 문도 두드려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영화의 총 제작비는 30억원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12억8000만원 가량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 중 4억원 가량이 시민들이 후원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한달 여만에 모아졌다. 펀딩의 처음 목표액(4300만원)보다 10배 가량을 넘은 수준이다. 정 감독은 "많은 관심에 힘을 얻고 있으며 마음이 모여 나머지도 채워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제주도민들이 이 영화에 대해 '내가 영화를 만들고 있다', '우리 영화다'라고 생각을 하고 같은 마음으로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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