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필의 목요담론] 탄소 배출권거래제의 전망

[류성필의 목요담론] 탄소 배출권거래제의 전망
  • 입력 : 2025. 03.20(목) 03:0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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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탄소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 배출감축을 위한 시장기반 정책수단으로 정부가 국가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배출권 거래대상 업체들에게 배출허용 총량을 설정한다. 탄소 배출권거래제는 정부가 가격을 설정하는 탄소세와는 달리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2022년에 거래된 세계 탄소배출권은 약 125억t(톤)으로 탄소배출권 시장의 시가 총액은 9090억달러 규모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 시장은 2005년에 출범한 세계 최초의 탄소시장으로 현재 3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탄소시장인 EU 탄소배출권의 거래액은 2022년 7510억유로로 전세계 탄소배출권 거래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EU는 각 나라별 탄소배출 총량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 이슈가 제기됨에 따라 EU집행위원회에서 단일한 배출허용총량을 일괄적으로 결정한다. 이처럼 EU의 배출권거래제는 단순연합에서 벗어나 EU차원의 배출허용총량과 할당규칙이 적용되는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 수급 불안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발전이 늘어나 영국과 북미시장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권거래제는 정부의 유연한 배출권 운용을 보장하기 위해 배출권이 부족하면 다음 해 할당량에서 일부 차입을 허용하고 잉여배출권이 발생할 경우 다음 해로 이월을 허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업 외부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실시해 감축을 달성하면 상쇄배출권으로 인정해 기업들이 잘 활용하면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이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제도이다.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는 급성장 중이며 전망도 밝지만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로 2022년 기준 약 2594만t이 거래됐다. 이는 최초 거래가 시작된 2015년 124만t 대비 연평균 54.4%가 증가한 수치다.

탄소 배출권거래제의 특징은 참여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감축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한계감축비용)과 배출권 가격을 비교해서 기업이 유리한 의사결정을 선택하게 해 결과적으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형성되면 기업은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할 의지가 감소하게 되므로 배출권 가격이 적절하게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ESG경영과 Net-Zero 이슈가 심화되면서 탄소배출권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또한 규제개선과 시장개방을 통해 탄소배출권 투자를 촉진하고자 하는 제도를 추진하는 한국의 배출권 거래 시장은 초기단계를 넘어 유럽과 같이 성숙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외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탄소비용을 국내에 지불할 것인가 아니면 EU에 지불할 것인가의 문제이지, 탄소비용 자체를 면제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국내외적으로 탄소배출권에 대한 투자가치는 점차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류성필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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