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수의 문연路에서] 하논 분화구 국가생태정원 조성 필요

[강상수의 문연路에서] 하논 분화구 국가생태정원 조성 필요
세계적으로 드문 분화구
  • 입력 : 2025. 03.18(화) 02:0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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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현재 환경변화 담아
제주 역사·문화 깃든 공간


[한라일보]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하논 분화구는 약 5만년 전 화산 폭발로 형성된 마르형 분화구로, 지하수와 마그마가 만나 폭발하면서 형성된 독특한 형태의 화산지형이다. 이러한 마르형 분화구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며, 한반도에서는 하논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 하논 분화구는 지질적, 환경적, 지정학적,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분화구 아래 존재하는 마르 퇴적층은 과거 기후 변화 연구와 화산활동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하논의 퇴적층 분석을 통해 과거 동아시아 기후 변화를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기후 변화 예측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적 가치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으며 학술적, 교육적 자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하논 분화구는 과거 화산 폭발 후 자연적으로 형성된 호수와 습지 생태계를 유지해 왔다. 이로 인해 하논 분화구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환경변화에 따라 다양한 식생이 분포되어 있어, 한반도의 식생 변화 연구에 중요한 장소가 되고 있다.

또한 하논은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공간으로,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이다. 이는 생태계 보호와 생물다양성 유지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하논은 자연 생태계의 변화 과정을 관찰하고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하논은 단순히 자연자원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공간이기도 하다. 하논 지역은 예로부터 벼농사의 중심지였으나 현재는 벼농사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 이곳을 활용한 전통 농경문화 복원 및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하논은 서귀포 시내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며 제주도의 주요 관광지와도 연결될 수 있는 지정학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의 관광산업이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논을 생태관광지로 개발한다면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관광 트렌드가 단순한 볼거리 중심에서 자연 친화적이고 체험형 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하논의 생태적 가치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하논이 갖고 있는 수많은 가치에도 불구하고 현재 하논 분화구는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하논의 생태적, 지질학적 가치를 고려할 때 이곳을 국가 생태정원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하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생태정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하논을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자연유산으로 남길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강상수 제주도의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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