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우의 월요논단] 해군 기동함대사령부 창설에 거는 기대

[남동우의 월요논단] 해군 기동함대사령부 창설에 거는 기대
  • 입력 : 2025. 03.17(월) 01:0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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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해군은 지난 2월 1일 제주의 제7기동전단을 기동함대사령부로 승격해 창설했다. 현재 한국 해군은 기존 해역방어 임무를 수행하는 동해에 1함대사령부, 서해에 2함대사령부, 남해에 3함대사령부를 두고 있다. 이들 3개의 해역 함대는 관할 해역의 해양 주권을 수호하고 북방한계선(NLL)에서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제7기동전단은 이런 관할 해역의 개념을 뛰어넘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해역 함대의 대응 능력을 초과하는 상황 발생 시 이를 지원하며, 이어도나 독도 등 해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변국의 위협에 대응함은 물론 해상교통로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런 제7기동전단을 이번에 기동함대사령부로 승격해 창설한 것이다. 기동함대사령부 창설은 해군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으며 실제로 역대 대통령부터 해군 참모총장까지 수십 년간 끊임없이 노력해 온 결과물이다. 창설식은 2월 3일 여러 국내 상황을 고려해 해군 자체적으로 조촐하게 거행됐다. 이번 창설식에 국군 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사태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 권한대행 또한 참석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까웠다. 다소 위안이 됐던 것은 역대 제7기동전단장들이 모두 참석해 축하와 부대 발전을 기원해 줬던 것이었으며, 필자 또한 제주기지 초대 전단장 자격으로 그 영광스러운 자리를 함께했다.

창설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다. 2015년 12월에 제7기동전단의 주력 함정들을 이끌고 부산항을 출항해 제주해군기지로 입항했을 때 썰렁한 분위기와 강정 주민들의 차가운 시선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기지 내부는 막바지 공사로 인해 흙탕물로 가득했고, 반대 시위자들의 펄럭이는 깃발과 공사 반대의 함성이 부대 전체를 감쌌으며, 강정마을 입구에는 해군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해군지휘부와 역대 전단장들 그리고 강정마을회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상황이 매우 좋아진 듯 보였다. 그러나 창설식을 전후해서 규모는 작지만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모습은 여전했으며 이런 분위기는 쉽게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해군이 꾸준히 진정성을 보이며 묵묵하게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한다면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나 역대 기동전단장 출신이면서 초대 사령관으로 임명된 김인호 소장이 이런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과거 역사를 돌이켜 보면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항상 해군이 그 위기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임진왜란 시 이순신 제독의 명량해전에서 12척의 전선이 그랬고, 6·25 전쟁 시 백두산함의 대한해협 해전이 그랬다. 기동함대사령부에 소속된 군함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이 부대가 잘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을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동우 해군협회 연구소장·예비역 해군 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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