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후변화… 총체적 선제대응 나서야

[사설]기후변화… 총체적 선제대응 나서야
  • 입력 : 2013. 10.08(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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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제주기후사(史)에 각종 기록을 남겼다. 폭염·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평균기온은 예년보다 2℃나 높았다. 강수량은 평년의 1/3에 그쳤다. 제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23년 이래 최악의 가뭄이었다.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지난 9월 '제5차 평가보고서'를 내놨다.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면 21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은 지금보다 3.7℃ 오르고, 해수면은 63㎝ 상승할 것이란 내용이다. 폭염·열대야는 잦아지고, 기간도 더욱 길어질 것이란 예측도 함께 나왔다.

보고서는 '대표농도경로(RCP)'의 도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RCP에는 최근까지의 온실가스 데이터가 새로이 적용됐다. 도시·사막의 면적 같은 인간의 토지이용에 따른 변화까지 포함됐다. 이전까지 사용됐던 '온실가스 배출량 시나리오(SRES)' 보다 더욱 정교한 예측이 가능해졌다.

제주의 경우 RCP가 4.5(온실가스 저감정책 실현시)일 때 21세기 후반, RCP가 8.5(현재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시)일 때는 21세기 중반에 겨울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평균기온은 RCP 4.5의 경우 21세기 말까지 2.3℃, RCP 8.5의 경우 4.6℃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열대야·폭염일수가 길어지고, 강수량 또한 25~35% 증가한다.

기후변화의 징후(徵候)는 벌써부터 감지된다. 폭염·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태풍·집중호우가 잦아졌다. '흰줄숲모기'가 제주에서도 확인되는 등 열대성질환의 창궐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재선충병으로 소나무가 신음하고 있고, 구상나무는 멸종 위기에 처했다. 돌발병해충 출현 가능성도 배제 못하는 상황이다.

기후변화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UNISDR(재해감소를 위한 국제전략기구)가 예의 제5차 평가서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다.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21세기에 자연재해로 입는 경제적 손실은 최소 25조 달러(2경 7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 규모다. 비단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온난화의 저주(詛呪)' 등으로 인명피해도 적잖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말 그대로 총체적 위기 국면이 시작되고 있다. 공동 대처와 함께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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