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따라 써봐야 얻을 수 있는 따뜻한 경험들

[이 책] 따라 써봐야 얻을 수 있는 따뜻한 경험들
황인찬 외 『시로 채우는 내 마음 필사노트』
  • 입력 : 2025. 02.07(금) 03: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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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꽃잎들이 떠난 빈 꽃자리에 앉는 일/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문태준의 '꽃 진 자리에').

시인 60인, 100개의 시구가 담겼다. 시를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직접 하나하나 손글씨로 써내려 간다. 최근 출간된 '시로 채우는 내 마음 필사노트'도 필사(筆寫)집 중 하나다.

다변화하는 미디어 시대에 사람들은 점점 글자와 멀어지고 글쓰는 방법도 잊어간다.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한 단어도 쓰기 힘든 사람들도 있다. 그런 속에서도 마음의 치유를 '손글씨'로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한 자 한 자 손으로 글을 쓸 때마다 잊힌 감성과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고 따뜻함으로 채우는 경험을 한다. 이런 신호들에 소설, 에세이, 노래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손글씨를 쓰며 문장을 음미하는 필사집이 여럿 나오고 있다.

그 중 왜 '시'일까. 함축과 은유로 이뤄진 간결한 표현과 리듬감을 살린 문장이 특징인 시이기에 따라 쓰기에 더없이 알맞은 텍스트라는 생각에서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글로 잘 표현하기 힘들 때가 많다. 특히 마음을 표현할 때가 그렇다. 그런 고민을 하다가 문득 시를 따라 써보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시는 따라 써보니 새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았다. 시를 필사한다는 것이 삶을 풍성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기쁨을 나누고자 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얻을지 모른다는 것도 시를 따라 쓰는 것의 매력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선집 중 하나인 '창비시선' 편집부는 책머리에 이같이 남겼다.

책에 담긴 100개의 시구는 '창비시선' 500번째 책 출간을 맞아 시인들이 즐겨 읽은 시로 엄선했다. 신경림, 김용택, 정호승, 도종환, 안도현, 나희덕, 진은영 등 한국시단의 거장들을 비롯해 이장욱, 이병률, 신용목, 안미옥, 안희연, 황인찬 등 시인 60명의 작품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또 이 책은 수록된 시를 그리움, 사랑, 휴식, 자연, 위로 등 다양한 감정별로 분류해 10부로 나눠 실었다. 따라 써보는 필사집 특성상 전문을 수록한 시도 있고 일부만 수록한 시도 있다. '그날 꿈에는', '보고 싶었다고 말하려다가' 등 첫 문장을 제시하고 나머지 문장은 독자가 직접 채워보는 부록 '나의 문장 써보기'도 담았다. 창비.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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