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현의 한라칼럼] 제주도 도시계획의 기초체력에 대한 논상

[고용현의 한라칼럼] 제주도 도시계획의 기초체력에 대한 논상
  • 입력 : 2025. 02.11(화) 07:0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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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축구대표팀을 맡으며, 특유의 리더십으로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기록했다.

그는 공정한 경쟁과 더불어 선수들의 기술이나 테크닉보다는 기초체력 향상을 위한 훈련에 중점을 뒀다. 오랜 시간 뛰어다녀도 지치지 않는 강철체력과 정신력으로 큰 성과를 이뤘다.

굳이 도시계획에 히딩크의 전략이 생각이 나는 것은 사람이든 도시든 기초가 튼튼하고 기본에 충실하며 명확한 목표설정 아래 지속가능해야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는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도시는 복잡한 다양성을 포함하고 오랜 시간 형성되며 흥망성쇠를 거듭한다. 단기간의 성과와 퍼포먼스는 당시에는 효과와 기대를 주는 듯 하나, 변화하는 시간 앞에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수성과 더불어 도민들과 많은 외부인이 왕래하는 곳이다. 점점 더 발전·개발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백년대계의 도시계획 목표와 방향설정에 충실한지 항상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초체력에 관해 논함은 도시 인프라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구축을 위한 고민을 심도 있게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는 수백년 전에 건설된 하수로가 아직도 건재하다. 싱가포르는 수많은 교통체계를 데이터화해 교통의 정체와 차량의 수급을 조절하며 자연과 환경 보전을 최우선적으로 중시한다. 전 세계가 개발할 곳을 집중함으로 높이 및 밀도를 극대화해 집객효과와 글로벌 경쟁을 갖추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한 그리스의 산토리니 사례처럼 제주도만의 자연의 색상들, 봄에는 노란 유채꽃, 여름의 강렬한 바다의 푸른색, 가을에는 갈대의 갈색, 겨울에는 감귤의 주황색 등 자연을 모티브로 한 제주도만의 정체성을 활용한다면 곧 제주도를 제주도답게 만드는 도시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인간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듯, 변화하는 도시도 후대를 바라보며 기본 인프라 확충과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매번 뜯어내 고치는 보도블록처럼 골격은 미약한데 화장과 겉치장에 집중하기 보다는 수십년 앞을 내다봐야 한다.

교통 행정과 주차 문제, 상하수 문제, 노약자가 편히 다닐 수 있는 무장애도로, 자전거 도로 및 가로수, 방범 및 치안문제,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노력은 지속가능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 토대가 단단할수록 도시의 생명력과 건강한 생활이 곳곳에서 풍부한 문화와 소프트웨어를 발전시켜 살기 좋고 행복한 도시가 구축된다.

호주의 멜버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축제와 행사가 열리는 도시인데, 그 이면에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 돼있기에 많은 세계인들이 방문하는 것이다.

천연의 자연과 환경의 보고인 내 고향 제주도. 기초와 기본원칙에 충실하고 고민하고, 집중될 때 백년대계의 명품도시로 만들어지리라 확신한다. <고용현 도시공학박사·한국경관학회 제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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