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수의 건강&생활] 손등 정맥류

[이길수의 건강&생활] 손등 정맥류
  • 입력 : 2025. 02.19(수) 02:0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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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얼마 전 40대 여성으로부터 문의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와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데 햇볕에 비친 손등에 지렁이처럼 혈관이 구불구불 튀어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진료를 봐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환자분은 초음파 검사 후 질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안심하고 귀가하셨습니다. 오늘은 40대에서 60대, 특히 여성분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손등정맥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원래 손등에는 피하지방이 많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정교하게 사용해야 하는 손이기 때문에 주로 뼈와 미세조정을 담당하는 복잡한 근육들이 주로 분포를 합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손등의 혈관은 도드라져 보일 수 있습니다. 10대나 20대에는 그나마 지방층이 발달해 있어서 육안으로 도드라져 보이지는 않는데, 마른 체형이거나 또는 나이가 들 수록 손등에서의 지방층이 옅어지면서 도드라져 보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분들이 오래 서 있는 자세를 취하면 정맥압이 상승하면서 더더욱 튀어나와 보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장년에서 손등의 혈관이 튀어나와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 자체가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할 수 있는 질병은 아닙니다. 마치 얼굴의 주름살이나 흰머리가 나는 것과 같은 노화의 또 다른 현상이라고 이해하셔도 되겠습니다.

다만 몇 가지 이유에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손등혈관 돌출로 인해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주위 지인들이 계속 지적을 한다든지, 혹은 스스로가 돌출된 혈관 때문에 사람들과의 교류에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든지, 그 자체가 혐오스러워 자기비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미용의 목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치료한 환자분들 가운데는 보험설계를 하시거나 선생님 등 다른 사람에게 손이 보여지는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 많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발성 출혈이나 혈전증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 재발을 줄이기 위해 치료하기도 합니다. 치료가 필요한 곳인지 혈관초음파를 이용해 검사를 한 다음 환자의 상황과 의견을 반영해 치료 유무와 종류를 결정합니다. 혈관경화제를 이용한 주사요법이 가장 간편하여 10분 정도 소요되고 효과도 좋습니다. 과거에는 레이저 수술이나 절제술도 했지만 최근에는 점점 주사요법이 더 대중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치료하고 싶은 혈관을 한꺼번에 제거하면 손에서의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열흘정도의 간격을 두고 2~3회에 걸쳐 치료합니다. 특별한 합병증은 없고 시술 후 경화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어 관찰이 필요하고 샤워나 운동, 운전과 같은 일상생활은 모두 가능합니다.

혈관질환의 이해를 높여 모두 건강한 봄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이길수 제주수흉부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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