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제연폭포 주차장 인근에 세워진 ''통훈대부 대정군수 채구석 기적비'.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서귀포시 중문동 천제연폭포 주차장 서측에 자리한 '통훈대부 대정군수 채구석 기적비'(1958년)가 제주도 향토유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6일 '채구석 기적비'란 명칭으로 향토유산 지정을 공고했다.
'채구석 기적비'는 가로 56.5㎝, 높이 142㎝, 폭 22㎝에 이른다. 제주판관과 대정군수를 지낸 채구석(1850~1920)이 수로를 개척한 공적을 잊지 않기 위해 중문면 사람들이 세운 비석(2024년 10월 29일자 보도)이다. 채구석은 본인의 재산으로 천제연폭포 절벽을 따라 바위를 뚫고 물길을 열어 성천봉(베릿내오름) 아래까지 2~3리를 끌어당겨 16만5000㎡(5만여 평)의 메마른 땅을 기름진 논으로 바꿔 놓았다. 성천답회에서 서귀포시 지원을 받아 천제연 제3폭포 인근에 건립한 '성천답 관개유적비'(2003년)에도 채구석의 공로가 다시금 새겨졌다. 채구석이 만들었던 물길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서귀포 천제연 관개수로'란 이름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이번 기적비를 두고 "제주의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한 제주도민의 생활상과 농업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했다. '채구석 기적비' 지정에 따라 제주도 향토유산은 총 46건(유형 39건, 무형 7건)으로 늘었다.
앞서 한라일보는 '서귀포 천제연 관개수로'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울타리로 가로막혀 접근이 어려운 '채구석 기적비'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당시 본보는 2023년 제주도에서 '김광종 영세불망비'를 향토유형유산으로 지정한 점을 들었다. 김광종은 1832년부터 1841년까지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황개천 일원에 약 1.1㎞의 수로를 냈던 인물로 그를 기리기 위해 화순답회 회원 등이 설치한 2기의 비석이 향토유산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에서는 '채구석 기적비'를 제주도 유산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 후 제주도는 전문가 조사를 추진했고 이를 바탕으로 최근 제주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에서 향토유산 지정을 결정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적비 앞에 놓여 있는 울타리 정비 등은 향후 예산을 확보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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