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출생률이 낮아지고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젊은 층까지 제주를 떠나고 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그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한 제주도정의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어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4년 국내인구이동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제주에서는 전입 인구보다 전출이 더 많아지면서 3361명이 순유출됐다. 이는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순유출로 전환된 2023년(1687명)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며, 1986년(3565명) 이후 가장 많은 규모기도 하다.
특히 20대 청년층의 '탈제주'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제주지역 순유출 인구를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2166명(20~24세 1500명, 25~29세 666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제주이주 열풍이 수그러들고, 여러 사회적인 요인들로 제주의 20대 인구 순유출 규모는 201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순유출 확대 속 주민등록인구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제주 주민등록인구는 66만9460명으로 2019년 7월 67만 명을 넘어선 이후 5년 6개월 만에 67만명 선이 무너졌다.
청년 인구(19~34세)는 제주 주민등록 인구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 8월과 비교해 7026명이 줄었다.
통계청 제주사무소가 지난해 발표한 최근 7년 동안(2016~2022년)의 도내 청년(19~39세) 세대의 변화를 담은 '통계로 본 제주 청년세대의 변화'에서도 청년들의 제주 이탈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주 청년인구는 2018년 16만3000명으로 정점을 찍고 2019년 0.9% 감소세로 돌아선 후 줄곧 줄었다. 2021년까지 순유입되던 청년 인구는 2022년 순유출(-142명)로 전환됐다. 가장 많은 전출 사유는 '직업'이었다.
'제주 탈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안정적인 일자리 부족이 꼽힌다.
산업 구조의 한계, 일자리 미스매치, 주거 불안과 삶의 질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제주를 떠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제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며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청년들도 있다. 그들이 제주에 머물고 또 선택하게 된 이유를 더욱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일자리 다변화와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의 지속적인 뒷받침과 함께 청년들에게 아직 '보이지 않는 기회'가 있다면 그 기회를 발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면 된다. 청년들의 연결고리가 되어줄 실질적인 네트워크 구축 등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지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오은지 경제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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