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미술관 두 기획전
강요배·서용선 역사화 전시
닮은듯 다른 시각·표현 방식
4·3 미술 네트워크 특별전도
민중운동 다룬 24명의 작가
입력 : 2025. 03.10(월) 19:30 수정 : 2025. 03. 11(화) 17:27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10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린 '역사화의 새 지평-시대를 보다'전 개막식에서 강요배 작가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한라일보] '민중미술 1세대'로 불리는 강요배 화백은 소설가 현기영의 '바람 타는 섬' 삽화와 '제주민중항쟁사' 연작 등으로 4·3이라는 고향의 아픔을 그렸다. 서용선 화백은 한국 역사화에 관심을 두고 작업을 이어왔다. 두 작가는 서양화가이자 역사와 호흡하는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역사를 해석하고 서술하는 방식은 다르다. 강요배 화백은 자연을 통해 인간의 삶과 시간을 그렸고, 서용선 화백은 역사 속 사건에서 인간의 감정과 인간성을 탐구한다.
4·3이라는 아픈 기억을 새겨야 할 제주의 봄, 제주도립미술관이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두가지 전시를 마련했다. '역사화의 새 지평-시대를 보다'전과 '4·3미술 네트워크-빛과 숨의 연대' 특별전이다. 이 두 전시는 '역사를 품은 예술'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담고 있지만 작가들마다 각기 다른 시각과 표현의 방식으로 새로운 울림을 전한다.
1층 기획전시실에 마련된 '역사화의 새 지평-시대를 보다'전은 한국 역사화를 그린 강요배·서용선 작가가 참여한다. 이 전시에서는 '수풍교향', '난정곡수', '산곡' 등 강요배 작가의 작품 13점과 '계유년', '동학-승천' 등 서용선 작가의 작품 21점 등 모두 34점을 선보인다.
10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린 '역사화의 새 지평-시대를 보다'전 개막식에서 서용선 작가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10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린 '역사화의 새 지평-시대를 보다'전과 '4·3미술 네트워크-빛과 숨의 연대' 특별전 개막식에서 참여작가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0일 열린 개막식에서 강요배 작가는 "우리의 거대한 나무 같은 구멍이 나이테를 손에 딛고 웅장하게 자랄 수 있게 되는 것처럼 과거라는 시간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포되고 내장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며 "그 속에서 시간적인 요소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 항상 고민을 해왔다"고 전했다.
서용선 작가는 "역사적인 주제를 갖고 그 시각을 예술로 표현한 작가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그러한 장르가 발달되지 못했던 때가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역사화라는 명칭이 나온 것도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제주도가 갖고 있는 역사적 사실 때문에 이번 전시회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후 도립미술관장은 "이들의 작품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인간의 존재와 삶의 본질을 확보해 새로운 역사화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예술이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과 그 의미를 깊이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더했다.
제주도립미술관 2층 기획전시실에 마련된 특별전 '4·3미술 네트워크-빛과 숨의 연대'.
또 다른 전시인 2층 기획전시실에 마련된 특별전 '4·3미술 네트워크-빛과 숨의 연대'는 제주4·3을 비롯해 한반도 전역에 이어져 온 민중운동의 역사를 다룬다.
도내외 24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 전시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일어났던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민중운동을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미술 등 예술로 재조명한 작품 58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하늘이 곧 사람이다-동학농민혁명', '해방의 실현, 현실의 압박-대구 10월 항쟁', '섬에서 외친 평화-제주4·3사건', '광주의 빛, 자유의 외침-광주 5.18민주화운동', '분단의 고통, 전쟁의 상흔-남북분단과 한국전쟁' 등 5개 세션으로 나뉜다. 미술관 측은 이 전시에 대해 "단순한 역사적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그 희생과 저항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알리는 장"이라고 했다.
두 전시는 모두 이달 11일부터 6월 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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