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개점복'. 옛 어업인의 하루를 좌우하던 말이었다. 전복이 잡히면 "오늘은 개점복이 터졌네"하며 웃던 날들이 있었다.
이는 바다가 허락해 줘야 가능한 일이었고, 바다가 내어줘야 얻을 수 있는 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수온은 오르고, 해조류는 줄고, 갯녹음은 번지고, 남획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 바다를 되살리기 위해 제주도는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블루카본. 해조섬. 이름은 낯설지 몰라도 뜻은 분명하다. 다시 바다에 복을 심어보자는 이야기다. 그 복이 돌아오려면 우리가 함께 가꿔야 한다.
제주도정이 추진 중인 블루카본 조성사업과 해조섬 조성사업은 단순히 생태계 회복만을 말하지 않는다. 자연 지형이나 인공 구조물을 활용해 해조류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물고기가 산란하고 먹이를 찾게 한다. 그렇게 다시 바다에 생명이 흐르게 하자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연안바다목장, 인공어초, 생태계 모니터링까지 바다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여야 가능한 일. 바다를 살리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다. 제주의 바다는 늘 사람과 함께 있었다. 생태계 복원이라는 말은 거창하지만,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터전을 지키는 일이다. 지역공동체가 직접 참여하고, 함께 가꿀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제주의 바다는 여전히 우리 삶에서 가장 가까운 미래다. 미래를 지키면서, 자연과 함께 빛나는 제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강예지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국>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