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양도 케이블카 근원적 고민을

[사설]비양도 케이블카 근원적 고민을
  • 입력 : 2012. 08.22(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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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 해상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재추진되면서 귀추가 모아진다. 라온랜드(주)가 조만간 비양도 해상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주자치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케이블카의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 업체측은 지난 2010년 협재리~비양도 사이 1952m에 20인승 곤돌라 12대를 운행하는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추진했었다. 이를 위해 해상에 58m 높이의 주 타워 2개와 협재리·비양도에 20m 안팎의 보조 타워가 각각 설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도의회가 관광케이블카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심사 보류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업체측은 제주서부권 관광경쟁력 강화 및 고용창출·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내세우며 필요성을 강변했다. 하지만 환경·문화재 파괴 등을 우려한 여론에 밀려 사업을 접어야 했다. 제주도경관관리계획 시행지침에도 위배됐다. 시행지침은 오름의 반경 1.2㎞ 안에 지어지는 건축물의 경우 오름 높이의 3/1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케이블카 주 타워는 비양봉 높이(114m)를 감안할 때 최고 33m를 넘길 수 없다. 하지만 58m로 추진되면서 특혜 의혹마저 제기됐다.

몇몇 지자체들이 케이블카 유치에 나섰다. 경남 사천시는 최근 각산~초양도를 연결하는 길이 2.49㎞의 한려해상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승인받았다. 지리산·설악산 자락의 지자체들도 케이블카 유치에 적극적이다. 통영의 케이블카 성공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통영 케이블카에는 연간 100만명이 몰리면서 지금까지 매표소에서만 400여억원을 벌어들였다.

근원적 고민이 필요하다. 제주에 케이블카가 필요한지 근원적으로 따져 물어야 한다. 고용창출·경제적 파급효과를 이끌어 낼 대안(代案)은 없는지 살피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하나 명심할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경관·환경 및 문화재는 철저히 지켜내야 한다는 점이다. 황금알을 낳는 오리를 잡는 우(愚)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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