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게 뜨겁다. 3일간 여행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얼굴과 팔이 거의 화상 수준으로 탔다. 함께 일하는 동료 한명은 답사하고 진행하느라 백옥 같은 자신의 얼굴이 새까맣게 되었다고 여행자들과 우스갯소리를 한다.
물론 여러 조건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작년보다 여름이 더 뜨겁게 느껴진다. 아니 작년 올해만이 아니라 해가 바뀔수록 여름이 뜨거워진다고 피부로 느끼는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온은 1950년에서 1970년대까지는 기온의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런데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승만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기온 변화는 100년 동안 1.3℃ 상승했다고 여러 정보에서 보여준다.
이런 기온 상승의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흔히 쉽게 알려진 것으로 온실효과에 따른 기후변화라는 것은 우리들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온실 효과를 만드는 원인으로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CO₂), 프레온가스, 메탄 등의 종류들도 우리는 잘 알고 있고, 이 중에 우리의 생활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생활에서 이를 줄여보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 자동차를 버려보기도 하고, 에어컨이나 난방을 줄여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리고 소들의 트림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도 만만치 않다고 하기에 육식을 줄여보기도 했다. 그러나 기온은 내려가지 않고, 개인의 작은 노력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한계를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들 생활습관에서 아무리 줄여도 불가피하게 배출 할 수밖에 없는 구조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자동차를 타면서 얼마의 탄소를 배출하고 그 배출한 탄소를 상쇄하기 위해서 어떤 책임을 할 수 있을까?
자동차를 타면서 엔진오일을 교체할 만큼의 주행은(약 6000km) 1kg의 탄소를 배출하고, 중형 약 33평 정도의 아파트에 1년 동안 살았다면 또 1kg의 탄소를 배출시켰다고 한다. 이 1kg의 탄소를 상쇄시키려면 나무 100 그루를 심어야 한단다. 이 산출이 어느 정도 정확도가 있는지 개개인이 검증할 수는 없어도 우리가 배출한 탄소를 상쇄시키는 데는 나무가 필요하고 그 나무를 심는 것을 우리 개개인이 다 하기는 어렵다는 결과에 봉착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들 공공으로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그 방법 하나를 제안하자면, 이미 존재하는 숲을 여럿이 함께하는 힘으로 지키는 방법이 있다.
제주도의 곶자왈은 아주 훌륭한 탄소를 상쇄시켜주는 탄소 지우개다. 곶자왈의 기후 특성으로 해서 남방한계식물과 북방한계식물의 공존으로 인해 생물 다양성이 커서 제주도의 곶자왈은 숲으로서의 기능이 탁월하여 탄소를 상쇄하는 기능이 높다. 그런 곶자왈이 여러 개발에 노출되어 사라지고 있다. 이런 곶자왈 개발을 막기 위해 우리들 에너지 사용료의 1%, 여행경비의 1%를 기부하고, 그 기금을 모아 공동체의 이름으로 곶자왈을 매입하여 가꾸고 미래에 물려주는 신탁(信託) 방법이다. 그렇게 마련된 곶자왈(제주도의 숲)은 우리가 배출한 탄소도 상쇄시켜주는 훌륭한 역할도 할뿐더러 미래에 풍요로운 자연자산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나는 오늘 이 글을 통해 제안하고 싶다. 자신의 에너지 사용료 1%를 기부하여 제주도의 곶자왈을 가꾸며 자신의 탄소 발자국을 지우자고. 그래서 가장 소중한 것을 미래에 보전하고 남겨줬다는 자랑을 하자. 개발논리에 치우치지 않고 온전하게 말이다.
<고제량 생태문화여행기획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