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규모 야외세트장 조성 추진 '기대반 우려반'

제주 대규모 야외세트장 조성 추진 '기대반 우려반'
'폭싹 속았수다' 등 OTT 인기에 동부지역 중심 건립 검토
용역 통해 사업 타당성·시설 규모 등 분석 뒤 후보지 선정
과거 태왕사신기·올인 야외 세트장 반짝 인기끌고 모두 실패
  • 입력 : 2025. 04.01(화) 11:54  수정 : 2025. 04. 02(수) 14:45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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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가 제주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글로벌 흥행을 거둔 것을 계기로 대규모 영상산업 야외 세트장 조성을 추진한다. 그동안 제주에 조성된 야외 세트장들이 반짝 인기몰이에 그치고 모두 실패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 확보 여부가 이번 계획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야외 세트장 건립 계획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대규모 영상산업 클러스터 조성 연구용역'에 착수했다고 1일 밝혔다.

도는 이번 용역에서 야외 세트장 후보지를 포함해 후보지별 사업비, 경제적 타당성 등을 분석한다. 또 도는 야외 세트장 건립 기본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전문가, 영상산업 관계자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개발 방식으로는 공공, 민간, 민간·공공 협력 등이 검토되고 있다.

도는 국내·외 영상산업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대형 세트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연구 용역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제작사가 서귀포시 남원읍에 오픈세트장을 조성하려했지만 인·허가 문제로 포기한 것도 이번 용역의 계기가 됐다.

제작사 측이 세트장을 지으려고 한 남원읍 일대는 보전가치가 높은 절대·상대보전지역이여서 건축 허가 여부가 불투명했으며, 허가가 난다고 해도 그 기간은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된다.

제주도는 대규모 야외세트장 후보지로 동부지역 일대 마을목장과 공유지 등 3~5곳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도는 최종 후보지는 용역을 통해 선정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도는 용역 결과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내년부터 야외 세트장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제주에서 영상산업 야외 세트장 건립이 시도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주발 한류열풍을 기대했던 '태왕사신기' 드라마 세트장이 대표적으로, 사업자 측은 587억원을 들여 제주시 구좌읍 묘산봉관광지구 내 20만8000㎡에 태왕사신기 세트장을 포함한 영상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개발 계획을 2006년 승인 받았다. 그러나 세트장을 제외하곤 나머지 투자를 이행하지 않아 6년 만에 허무하게 철거됐다. 당시 제주도는 사업자 측에 공유지를 싼 값에 팔아 먹튀 논란도 불거졌다.

서귀포시 섭지코지에 있던 드라마 '올인' 야외 세트장인 '올인하우스'도 한 때 연간 20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그라드는 드라마 열기에 방문객이 줄자 결국 문을 닫았다.

김양보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이번 세트장 건립 계획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용역에서는 야외 세트장 개발 방식에 대한 적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것"이라며 "시설 활성화를 위해 세트장 주변 숙박과 교육 시설을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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