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들불축제 '불' 관련 행사 모두 없앤다

제주들불축제 '불' 관련 행사 모두 없앤다
제주시, 달집태우기·횃불대행진도 디지털 전환
한달 만에 계획 변경… "지속가능한 축제 고민"
  • 입력 : 2025. 02.20(목) 12:35  수정 : 2025. 02. 21(금) 13:25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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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근 제주시장이 20일 다음달 열리는 제주들불축제 브리핑을 열고 축제의 디지털 대전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시 제공

[한라일보] 제주들불축제의 핵심이었던 '오름불놓기'를 둘러싼 논란에 제주시가 오름불놓기를 폐지한 데 이어 '달집태우기'와 '횃불대행진'도 없애 '불' 대신 '빛' 축제로 채운다.

김완근 제주시장은 20일 들불축제 관련 브리핑을 열고 3월 14~16일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개최하는 '2025 제주들불축제'의 계획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달라진 주된 내용은 '달집태우기'와 '횃불대행진'의 디지털 전환이다. 앞서 지난달 13일 김 시장은 축제계획을 발표하면서 불 없는 축제를 지향해 오름불놓기는 없애되 달집태우기와 횃불대행진은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한 달 여만에 다시 계획을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지난 1월 축제 세부추진계획 수립 이후 제기된 다양한 우려 속에서 탄소중립과 기후환경 위기라는 과제 앞에 지속가능한 축제를 위해 전면 디지털 행사로의 변경을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달집태우기는 높이 5m의 디지털 달집으로 대체하고, 달집 앞에 설치된 소원판(키오스크)에 작성한 소원을 디지털 달집에 바로 송출하기로 했다. 또 횃불대행진은 기존 등유와 파라핀을 사용한 횃불 대신 LED 횃불로 변경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1997년부터 개최하기 시작한 들불축제는 가축 방목을 위해 중산간 초지의 해묵을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들판에 불을 놓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주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로 이름을 알려왔다. 하지만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불놓기 시기가 전국적으로 산불이 잦은 시기였고, 2022년에는 다른지방의 산불 여파로 축제가 취소되기도 했다. 이후 오름에 불을 놓는 축제가 제주도의 탄소없는 섬 정책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 등으로 오름불놓기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져 왔다.

한편 제주시는 '우리, 희망을 피우다!'를 주제로 열리는 들불축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첫째날인 14일에는 삼성혈 채화 제례와 희망기원제, 각종 경연·체험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저녁 개막식에서는 '희망, 틔우다'를 주제로 한 공연으로 모두의 안녕과 희망을 기원한다.

15일에는 '희망, 오르다'를 주제로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을 포함한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와 디지털 연출기술을 활용해 들불을 빛과 영상으로 조화롭게 연출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마지막날인 16일에는 '희망, 잇다'를 주제로 청소년가요제, 새 희망 묘목 나눠주기 등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이와 함께 축제장에 불턱(밭담) 쌓기 체험과 집줄놓기, 듬돌들기 등 민속놀이 전국대회, 탄소중립 스탬프랠리, 오름트레킹, 환경퀴즈쇼 운영과 업사이클링 체험 공간들을 배치한다. 사회적경제기업과 함께하는 '향토장터'를 운영하고 '상생 싱싱장터'에서는 우수한 농수특산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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