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영어교육도시에 설립된 국제학교에 대한 민간 매각에 나서자 제주특별자치도가 대응 차원에서 JDC에 무상 제공한 토지를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재로선 당장 되가져 올 방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도가 지난해 10월쯤 변호사와 법학자 등 12명을 상대로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이 중 7명은 영어교육도시 내 미분양 도유지를 2034년 이후부터, 나머지 5명은 2024년 이후부터 환수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영어교육도시는 JDC가 지난 2008년부터 국제학교 유치를 목적으로 서귀포시 대정읍 일원 379만여㎡에 조성한 도시로, 전체 부지의 55%가 제주도가 무상 제공한 도유지로 꾸려져 있다.

이 사업은 1~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전체 부지의 76%를 개발해 국제학교 4곳과 주거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지난 2017년 완료됐다. 2단계는 나머지 부지에 외국대학과 주거시설 등을 추가로 조성하는 사업이지만 환경 훼손 논란에 부딪혀 착공도 못하고 잠정 중단된 상태다.

JDC와 제주도는 영어교육도시 내 미분양 도유지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산정이 어렵다고 했다.

영어교육도시에는 분양 계약이 체결됐어도 잔금이 납부되지 않은 토지도 많은데, 이를 '미분양' 으로 볼지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분양 상태로 남은 도유지는 최소 몇 만㎡에 이를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다.

미분양 도유지 환수 논의는 '노스 런던 컬리지에잇 스쿨 제주'(NLCS제주) 민간 매각을 계기로 시작했다. 제주도는 JDC가 정부의 공기업 자산 효율화 방침에 따라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인 NLCS제주를 민간에게 매각하겠다고 하자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도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미분양 도유지에 대해선 환수까지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제주도는 2008년 JDC와 도유지 무상 제공 계약을 맺을 때 '10년간 분양 또는 매각되지 않으면 환수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환수 가능 시점을 놓고 2034년과 2024년 이후로 의견이 갈린 이유는 계약서상 해당 조항 효력 발생 시점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자문을 의뢰한 법률 전문가 12명 중 5명은 영어교육도시개발사업이 부분 준공했을 때부터, 다수인 7명은 전체 사업이 최종 준공했을 때부터 환수 효력이 각각 발생한다고 봤다.

영어교육도시는 2013년과 2014년, 2017년 등 3차례에 걸쳐 부분 준공됐으며 모든 도시개발사업이 완료하는 최종 준공은 원래 2024년 12월 말로 계획돼 있었다.

그러다 제주도가 올해 초 사업 기간을 2년 더 연장하면서 도시개발사업 전체 준공 시점은 2026년 12월 말로 변경됐다.

도시개발사업에서 토지 매입자는 준공 승인이 떨어져야 소유권을 이전 받기 때문에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부분 준공 절차를 밟는다.

도 관계자는 "2013년 1차 준공 부지에 있는 도유지는 전부 매각했고 2·3차 준공 부지에는 미분양 상태인 도유지가 있다"며 "그러나 법률전문가 다수설은 전체 준공 후 10년 뒤에 (미분양 토지) 환수 조항이 발동한다였다. 또 최근 사업기간이 2년 더 연장됐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최소 2036년 이후에나 환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로선 불리한 자문 결과"라고 덧붙였다.

JDC 관계자는 "당시 계약서에 환수 조항을 넣었던 이유는 영어교육도시 자체를 아예 못하게 됐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지, 정상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분양을 이유로 토지를 환수하겠다는 취지가 아니었다"며 "가령 또 다른 국제학교인 브랭섬홀아시아의 경우 설립법인 자금 사정 탓에 우리가 무상 제공한 땅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현재 미분양 상태이고, 부지에 도유지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환수를 한다면 학교 입장에선 운영을 하지 말라는 소리 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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