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탐라광장 부지 제주성 치성 정밀조사해야

[사설] 탐라광장 부지 제주성 치성 정밀조사해야
  • 입력 : 2015. 07.27(월) 00:00
  • 뉴미디어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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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때 훼철된 제주성 치성 시설물이 처음 발굴됐다. 제주도가 핵심시책으로 추진하는 탐라문화광장 조성 부지에 대한 발굴(시굴)을 통해서다. 사라졌던 치성(雉城) 하단부가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제주성 축조방식 등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발굴에서는 또한 제주성 간성(間城)도 처음 확인됐다. 간성은 산지천 서쪽변을 따라 쌓았던 원래의 제주성 동성을 말한다. 간성 추정 시설물이 확인된 것은 제주성 원형을 규명할 수 있는 고고학적 자료확보를 의미한다.

무엇보다 탐라문화광장 조성부지에서 발굴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탐라문화광장은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우근민 전임 도정시절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산지천변을 중심으로 메인광장을 비롯 다양한 시설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추진단계에서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탐라문화광장을 표방하면서도 '탐라문화'는 찾아볼 수 없는 국적불명의 광장을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제주도가 사업추진단계에서부터 산지천과 원도심 일대가 갖고 있는 역사성 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산지천은 기원 무렵부터 중국과 한반도와의 교역의 중심무대였다. 제주성과 부속 건물들이 산지천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탐라시대부터 이어져온 상징적인 역사문화 공간이었다. 제주도는 이러한 역사적 요소들을 탐라문화광장 조성에 반영하기보다는 인프라 구축차원의 사업에 치중했다. 중요한 역사자원들을 인식하지 못하는 바람에 빚어진 일이다. 제주도가 사전에 문화재 조사를 외면하다가 뒤늦게 사업부지에 대한 발굴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다.

탐라문화광장을 위해서도 제주성 치성과 간성 추정 시설물이 발굴된 것은 의미가 크다. 이제야말로 이름에 걸맞는 제대로 된 탐라문화광장을 조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성격 규명을 위한 정밀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확대발굴을 통해 구조와 축조방식 등을 규명할 수 있도록 제주도가 적극 나서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과 연계한 보존 복원방안을 마련하는 일도 과제다. 그게 곧 일제에 의해 훼철된 제주성과 탐라문화광장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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