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수십 년간 찬반 논란을 거듭해 온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논의가 다시 불 붙을 전망이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따르면 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전문위원실은 도민들이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도민 인식조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의회 측은 "국내 관광객 감소에 따른 관광산업 침체로 지역경제 침체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필요성에 대한 도민 인식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의회 측은 오는 4월 인식 조사를 맡을 대행 기관을 선정한 뒤 5~6월쯤 일반 도민을 상대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찬반 입장과 만약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할 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7월쯤 도민 인식 조사 결과를 토대로 토론회를 열어 공론화에 나선다.
의회 측은 인식 조사에 1500만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예산 상황을 고려해 도민 500명을 상대로 면접 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자위 전문위원실 관계자는 "한라산 케이블카 논의는 그동안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었을 뿐 다양한 방식으로 설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분출돼왔다"며 "또 과거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많았던 이유는 환경 훼손 문제 때문이었는데, 오히려 지금 방식으로 (사람들이 오르내리며) 등산을 허용하는 것이 탐방로 훼손을 가속화하고, 케이블카가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지금의 방식으로는 노약자와 장애인들은 평생 한 번도 한라산을 오르지 못하기 때문에 교통약자에 대한 이동권 보장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에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논의는 1960년대 무렵부터 시작했다. 당시 제주도는 한라산 1900m 고지까지 총연장 9.1㎞의 케이블카 사업을 구상했지만 재정 문제로 포기했다.
이어 1968년 민간기업 2곳이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를 시도했지만 환경 훼손 여론에 부딪혀 포기했다. 또 1977년에는 정부가, 20년 뒤인 1996년에는 우근민 도정이 각각 설치를 검토했지만 비슷한 이유로 모두 무산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23년에는 강상수 제주도의원(국민의힘, 정방·중앙·천지·서홍동)이 도정 질문에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논의를 검토하자고 제주도에 제안했지만, 오영훈 제주지사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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