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환상숲길'을 가다(15)]제6코스<br>천아수원지~천아오름~돌오름~영실~서귀포자연휴양림

[한라산 '환상숲길'을 가다(15)]제6코스<br>천아수원지~천아오름~돌오름~영실~서귀포자연휴양림
천아오름 끼고 내딛는 발길마다 원시림의 향연
  • 입력 : 2009. 07.15(수) 20:3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천아오름을 지나 만나는 숲길은 한사람이 겨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한라산의 자연 그대로를 만끽할 수 있는 환상숲길 그 자체다. /사진=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오르막 평지 반복되는 코스에 체력안배 필수

소나무·조릿대숲 만나는 환상숲길 매력 발산


한라산 환상숲길 탐사대는 천아수원지에서 출발해 서귀포 자연휴양림까지 한라산 중산간의 허리를 잇는 숲길의 마지막 코스 탐사에 나섰다.

천아수원지를 시작으로 탐사를 시작하자 탐사대를 맞이한 것은 거대 하천이었다. 비가 온 뒤였지만 물이 거의 없어 건천처럼 느껴졌다.

경관이 빼어난 천아오름 인근 무수천계곡에는 천아수원지 시설이 흉물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완공되자마자 애물단지로 전락한 천아수원지가 자리잡고 있는 곳은 무수천 중류 690m 지경의 속칭 '치도'다. 천아수원지는 대표적인 부실사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천아수원지를 끼고 흐르는 무수천(외도천)은 뛰어난 자연경관과 수자원의 보고여서 환상숲길의 가치를 더욱 빛내준다.

[한라산 '환상숲길'을 가다(15)]제6코스
천아수원지~천아오름~돌오름~영실~서귀포자연휴양림



비가 온 뒤여서 그런지 무더운 여름날씨로 지친 탐사대를 맞이한 천아오름 인근 숲길은 한라산의 또다른 매력속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짙푸름을 간직한 나무들과 그를 감싸고 흐르는 안개는 신비한 한라산의 숨은 비경이라 할 만했다.

천아수원지를 지나 천아오름을 끼고 돌며 탐사를 이어갔다.

탐사대를 맞이한 것은 드넓은 평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방목중인 소들이었다. 수십마리의 소들은 지금까지 탐사대가 지나왔던 환상숲길 코스에 새로운 명물이 될 것같은 예감이 들었다.

숲으로 에워쌓인 길을 걷다가 만난 드넓은 평원과, 그 평원속에 자리잡은 한 무리의 소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지나가는 탐방객들에게 쉼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평원을 지나 20~30분을 걸으면 만나는 시멘트 임도까지 소나무와 조릿대로 촘촘히 엮여있는 제대로 된 숲길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숲길은 한 사람이 겨우 걸을 수 있을 정도의 조릿대 숲으로 이어진 길이어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되면 숲길 자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풀들이 자라 어느 한 때만 길이 열리는 특색있는 명소가 될 예감도 보였다.

중간중간 만나는 소하천은 탐사대의 갈증을 풀어주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도 마련해 주었다. 소하천의 물은 손까지 시리게 만들 정도로 시원했다.

이번 돌오름 주변까지 가는 환상숲길은 오르막과 평지 코스가 반복되면서 지루함이 덜하지만, 체력의 안배가 필요한 코스다.

/특별취재팀

[전문가 리포트]환상숲길의 하천

효돈천·천미천·산지천·한천·외도천 등 제주하천 60여개 중 55개 숲길 통과


하천(河川,stream)이란 크기와는 관계없이 일정한 물길을 따라 흐르는 물을 가리킨다. 한라산 환상숲길은 평균 해발고도 600m 를 기준으로 한라산 자락을 한 바퀴 잇는 숲길이다. 한라산 환상숲길과 만나게 되는 하천은 제주도의 행정하천 60여개 중 55개소에 달하며 발원지는 백록담과 한라산 고지대의 오름 자락이다. 경사가 심한 한라산의 남북사면은 열곡과 용암계곡 등과 같은 거대한 협곡들로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완만한 지형을 갖는 동서사면은 침식계곡 형태의 하천의 발달되어 있다.

특히 한라산의 하천은 지하의 지질구조의 특성 즉 절리대 균열대 파쇄대 등의 발달로 인해 용천이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연중 유수의 흐름이 거의 없는 건천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하계망의 패턴은 일련의 하천이 모여서 구성하는 공간구조를 가리키는 것으로 기반암의 특성, 지층의 배열, 지질구조 등을 반영한다. 하계망은 수지상패턴(樹枝狀-dendritic pattern-화강암, 퇴적암층에서 발달), 격자상패턴(格子狀-trellis-습곡산지에서발달), 직각상패턴(直角狀- rectangular pattern-단층, 지질구조선등에 발달), 방사상패턴(放射狀 -radial pattern-화산돔 지역에서 발달) 등으로 구분되는데 환상숲길하천의 하계망은 2차수가 발달한 방사상패턴을 보이는 망상하천에 해당하며 주요지형으로는 환상암맥(ring dykes)이 노출되어 만들어진 폭포, 폭포의 유수에 의해 깊게 패어진 폭호, 유수와 자갈의 힘으로 만들어진 포트홀 등이 나타난다.

한라산 환상숲길의 주요 하천으로는 한라산 백록담(해발1950m)에서 발원, 돈내코를 지나 쇠소깍까지 이어지는 효돈천( 일명 산벌른 내), 흙붉은 오름(해발1380m)에서 발원, 성널오름, 사려니오름을 지나 남원으로 이어지는 서중천, 어후오름(해발1016m)에서 발원 물찻오름, 교래리를 지나 표선면 하천리로 이어지는 천미천, 흙붉은 오름(해발1380m)에서 발원하여 관음사 제주대하교를 지나 산천으로 이어지는 산지천, 백록담(해발1950m)에서 발원 탐라계곡 방선문을 지나 용연으로 이어지는 한천, 백록담(해발1950m)에서 발원 어리목계곡, 광령계곡을 지나 외도동으로 이어지는 외도천, 영실(해발1600m)에서 발원 서귀포자연휴양림을 지나 강정으로 이어지는 강정천 등이다.

환상숲길에 분포하는 55개소의 크고 작은 하천들은 숲길을 걷는 사람들의 다리쉼을 하기에 적절히 배치돼 있어서 숲길을 걸을 때마다 은근히 기다려지는 휴식 공간으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35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