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감귤농가와 축산농가 가뭄극복 현장을 가다

[르포]감귤농가와 축산농가 가뭄극복 현장을 가다
"이런 지독한 가뭄 처음입니다"
  • 입력 : 2013. 08.14(수) 00:00
  • 한국현 기자 khha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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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을씨가 폭염 속에서 감귤원에 물을 주고 있다. 감귤 주산지인 서귀포와 남원 지역에는 지난달 6일 이후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극심한 가뭄현상을 보이고 있다.

폭염에 가뭄까지 겹쳐 물주기 작업이 하루 일과
생육이상 조짐에 한숨… 소과·낙과로 품질비상

"20년 넘게 감귤농사를 짓고 있지만 올해처럼 장마 때 비가 안오고 7월 중순 이후 폭염을 동반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처음입니다. 당분간은 비날씨가 없다는 예보까지 있어 감귤을 수확할 때 소과가 많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정말 지독한 가뭄입니다."

서귀포시 서홍동에서 감귤농사를 짓고 있는 김상을(57)씨는 13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감귤원으로 달려가 물주기작업을 하며 꼬박 하루를 보냈다. 김씨는 가뭄 초기에는 3~4일에 한 번 정도 물주기작업을 했으나 8월부터는 거의 매일 감귤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감귤원 인근의 용천수를 끌어다 물을 공급하고 있는 김씨는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용천수가 7월 이전보다는 60% 줄어들 정도로 올 여름에는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며 "요즘은 감귤원에서 물주기작업을 하는 게 하루의 일과"라고 말했다.

실제 감귤 주산지인 서귀포와 남원 지역의 7월 이후 강우량은 17㎜가 고작이다. 시에 따르면 7월1일부터 6일 사이에 서귀포시내 19㎜, 남원지역에 15㎜의 강우량을 기록했고 그 이후부터는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8월 현재까지 극심한 가뭄현상을 보이고 있다. 오는 19일까지도 비는 내리지 않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감귤농가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김씨는 "그나마 나는 감귤원 인근에 용천수가 있어 계속 물주기작업을 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은 농가는 물차 등을 동원하며 메말라가는 과수원에 물을 주고 있다"며 주변 농가의 사정을 전했다. 김씨의 물주기작업은 만만치 않다. 땡볕 아래서 물을 주다보면 몸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고 작업이 끝나면 기진맥진이다.

감귤 최대 주산지인 남원읍지역의 농가들도 연일 물주기작업으로 폭염 속에서 여름을 나고 있다. 남원읍지역은 지난달 6일 이후 비날씨가 없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감귤농가들은 농협 소유의 관정과 소방차 등을 동원하면서 감귤원에 물을 주고 있지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과실이 크지 않는 등의 생육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농가는 "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시에 비가 내리면 감귤열매가 벌어지는 과피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매일 물주기작업에 매달리고 있다"고 했다. 사정이 이러자 남원읍은 지난 12일 각 마을 이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비는 커녕 가마솥같은 폭염이 계속 이어지면서 감귤농가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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