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예산 없어 착공 뒤 중단' 관급 도로공사 속출

제주 '예산 없어 착공 뒤 중단' 관급 도로공사 속출
2021년부터 4년간 도내서 49곳 도로 공사 현장 중단
재정 투입 순위서 밀려 제주도 도로 예산 해마다 감소
  • 입력 : 2025. 04.18(금) 14:25  수정 : 2025. 04. 19(토) 15:40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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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도로공사 현장.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제주지역에서 예산 부족으로 착공만 해놓고 중단하는 관급 도로 공사장이 속출하고 있다.

18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제주도가 발주한 도로 공사 가운데 착공 이후 중단된 공사 현장은 49곳에 달한다.

행정시별로는 제주시 14곳, 서귀포시 35곳이다. 제주도가 이들 공사를 마치려면 1176억원이 필요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착공만 해놓고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예산이 없는데도 제주도가 착공을 감행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환매권 문제가 거론된다.

제주도가 도시계획시설 중 하나인 도로를 개설하기 위해선 토지주로부터 땅을 매입해야 하는데, 토지 보상 후 5년 이내에 사업을 시작하지 않으면 토지주는 땅을 되사는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

즉 환매권 행사를 막기 위해 일단 공사업체와 계약을 맺어 착공부터 해놓곤 이후엔 사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지역 도로 공사 예산은 재정 투입 우선 순위에서 밀려 해마다 줄고 있다.

올해 1회 추경에 반영된 도로 공사 예산은 1717억원으로 지난해 본예산에 편성된 1910억원에 비해 10.1% 줄었다.

또 2023년 2067억원과 비교해선 17% 줄었다. 이로 인해 실시설계만 끝내놓고 착공조차 못한 도로 공사도 83개에 이르고 있다. 이들 공사를 완공·준공하는데 필요한 예산도 무려 6541억원에 달한다.

도로 공사 집행 부서인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 추경에 1200억원을 추가 편성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투자 순위에서 밀려 실제 반영 비율은 5%에 그쳤다.

도로 공사 예산 문제는 18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 심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김황국 의원(국민의힘, 제주시 용담1·2동)은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도로 예산으로 1200억원을 추경에 편성해달라고 (제주도에) 요구했지만 반영되는 것은 64억원에 불과하다"며 "(추경 편성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했던) 집행부의 고민들이 과연 적절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강성의 예결특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화북동)은 환매권 행사를 방지하기 위해 공사를 착공만 해놓고 중단하는 바람에 공사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강 위원장은 "공사업체들은 전문인력 고용과 (공사장) 현장사무소를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가 중단돼도) 그 비용을 감내해야 한다"며 "(업체 입장에서는)관급공사라고 해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계약했는데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중단되니) 뒤통수를 맞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그동안 토지 보상을 하는데 급급했던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착공 후 예산이 없어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를 이해하고 있다. 예산 투입 순위를 정할 때 좀 더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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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이         름 이   메   일
167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도민 2025.04.18 (22:11:33)삭제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제주도민입니다 제주도는 모든것이 너무 늦습니다 제발 변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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