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상실의 경험마저 아릿한 아름다움으로

[책세상] 상실의 경험마저 아릿한 아름다움으로
박준의 '마중도 배웅도 없이'
  • 입력 : 2025. 04.18(금) 01:20  수정 : 2025. 04. 18(금) 14:25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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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박준(43)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마중도 배웅도 없이'를 펴냈다. 7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은 그리움과 상실을 아릿한 아름다움으로 그려냈다.

'부르며 그리며 짚어보며', '묽어져야 합니다', '겨울을 지나는 수련처럼',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1∼4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일상적이면서 섬세한 시어로 표현한 53편의 시와 1편의 산문이 실렸다.

시인의 시에는 '당신'을 부르는 일이 잦다. 이번 시집에도 이 애정어린 호명이 빛을 낸다. 단순한 연애감정을 초월해 존재의 깊은 곳까지 다다른다. 평범하고 소박한 우리 곁에 있는 이들을 높인다. "듣고 싶은 답을/떠올리며 내가 물었다//생각대로 당신은/내가 바라던 답을 들려주었다//하나의 답을 정한 것은 나였고/무수한 답을 아는 것은 당신이었다//원망은 매번/멀리까지 나아갔다가/다시 되돌아온다//('귀로')"

시인은 "정말 아무것도 없으니까('손금')", "네가 두고 간 말을 아직 가지고 있어('다시 공터')" 등 상실의 빈자리에서 피어나는 정서의 깊이를 공유한다. 그러면서 상실의 경험을 삶의 일부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법을 알려준다. 이제니 시인은 추천사에서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함께 앉아 조용히 등을 내어주는 시집"고 했다.

시인은 2008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등을 펴냈고 신동엽문학상, 박재삼문학상, 편운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창비.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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