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멀고 어려운 '당신' 그 편견과 오해

[이 책] 멀고 어려운 '당신' 그 편견과 오해
앤 루니의 『수학의 발견 수학의 발명』
  • 입력 : 2025. 01.24(금) 02:3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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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인수분해에 이차방정식, 이차함수, 삼각비까지. 중학교 3학년이 배운다는 수학 교과서 목차 속 용어들이다. 분명 들어봤고 배워봤을 텐데도 막상 설명하려면 입이 안 떨어진다. 아니 어쩌면 잊어버린 게 당연하다. '그런 것쯤 몰라도 세상 사는 데 별문제 없었으니까'.

'수학의 발견 수학의 발명'(앤 루니 지음·최소영 옮김·안계영 감수)은 이런 생각에 적극적으로 반박한다. 수학 없이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 삶의 많은 분야가 수학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이미 우리 생활과 떼놓을 수 없는 컴퓨터를 움직이는 것도 '수학적 언어'다. 그렇기에 저자는 수학을 "만국 공통의 도구이자 언어"라고 정의한다.

책은 수학적 원리를 뒤로 두고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질문으로 문턱을 낮췄다. 첫 질문은 '수학은 발견되었나, 발명되었나'다. 모든 수학의 법칙이 인간의 지성과는 관계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창작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또 다른 가능성이 존재하는지 살피며 수학의 본질에 다가간다.

질문은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왜 숫자를 사용할까', '10은 얼마나 큰 수일까'라는 수에 대한 물음부터 '왜 간단한 질문에 답하기가 어려울까', '펜데믹, 우리는 이대로 죽는 걸까'와 같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과 수학을 끊임없이 연결한다. '세상을 설명하는 26가지 수학 이야기'라는 책의 부제처럼 스물 여섯 개의 질문이 수학을 탐구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수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수학이 "바람직한 목적에 사용될 수도, 혹은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숫자나 정보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어야 수학으로 속이려 들 때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종종 조작이 더해지는 '통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통계의 상당수는 대중이 특정 관점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려는 의도로 작성된다. 통계가 실제로 의미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치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이해하면 통계에 농락당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본문 '통계는 순 엉터리에 사기일까' 중)

책의 메시지는 단순명료하다. 한마디로 수학이 멀고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일상 속에 깊이 자리한 필수적 도구라는 거다. 이 간결한 메시지가 수학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 도전한다. 베누스. 1만8000원.

김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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