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성 대표성 이래서야… 172개 마을 중 여성 이장 단 1명

제주 여성 대표성 이래서야… 172개 마을 중 여성 이장 단 1명
제주도 양성평등위 권고로 이·통장 성별 분리 통계 공개
부녀회 등 마을 중심 일꾼인데도 의사 결정 과정선 배제
"운영위·개발위원회 등 의사 결정 기구 참여부터 확대를"
  • 입력 : 2024. 12.01(일) 16:58  수정 : 2024. 12. 03(화) 10:4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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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지역 172개 마을 이장 중에서 여성은 단 1명에 그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양성평등위원회의 2024년 정책 개선 권고 사항으로 제주도가 올해 10월 31일 기준으로 작성해 홈페이지에 공개한 이·통장 성별 분리 통계 내용이다.

1일 제주도와 양 행정시에 따르면 현재 도내 읍면 마을의 이장은 172명(제주시 96, 서귀포시 76)으로 이 중에서 여성은 제주시 한경면 금등리 이장 1명이 전부다. 여성 이장 비율이 전체의 0.5%에 불과하다.

동 지역 여성 통장 비율은 39%로 이장보다는 높다. 전체 587명(제주시 515, 서귀포시 72)의 통장 중에서 여성은 제주시 220명, 서귀포시 9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경우도 별도 마을규약이 있는 자연마을 통장 중에서 여성이 선출(추천)되는 사례는 동에서 실시하는 공개 모집 방식의 임명과 비교할 때 그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여성들이 부녀회 등 마을회 행사에서 중심적인 일꾼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정작 마을의 중요 의사 결정 과정에는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마을의 의사 결정권과 여성 대표성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바뀌고 있는데도 제주는 여성 이장 비율이 전국 평균(2022년 12월 기준 1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다.

제주 지역 여성단체 주도로 2019년 '성평등마을 조성 사업'을 시작해 성평등마을 규약 표준 조항을 마련하고 공론화 작업을 벌인 배경도 거기에 있다. 이 사업으로 지금까지 14개 마을에서 찾아가는 간담회 등을 통해 여성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마을규약(향약) 개정 논의를 이어 왔고 일부 마을에서는 가시적 성과도 거뒀다고 했다. 올해도 제주여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제주YWCA가 협력해 성평등마을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양희주 제주여민회 사무국장은 "운영위원회, 개발위원회를 보면 남성 위주로 당연직을 구성하는 마을이 많은데 특정 성이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며 "여성들이 마을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도록 마을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평등마을 사업이 당장 눈앞에 결과물을 내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마을에 영향을 주며 서서히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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