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세포로 복제한 씨수소 흑올돌이(오른쪽)와 또다른 복제소 씨암소 흑우순이(왼쪽)를 포함해 둘 사이에서 태어난 흑우돌이(가운데).
[한라일보] 국내 최초로 노령으로 죽은 제주흑우를 살아 있을 때 미리 확보해둔 체세포로 복제하는데 성공해 '사후(死後) 복제'의 길을 연 박세필 교수팀이 이번엔 2차 사후 복제를 시도한다.
1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세필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최근 국내 최초 사후 복제 흑우인 '흑올돌이'를 다시 복제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흑올돌이는 노령으로 도축된 최우량 씨수소를 복제한 소다. 박 교수와 미래생명공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교배시 1등급 송아지 출산 비율이 95%에 달하던 씨수소가 살아있을 당시 귀에서 체세포를 채취해 냉동보관하고 있다가 도축된 또다른 소의 미성숙난자에 주입하는 체세포 핵이식을 시도했다. 이어 해당 씨수소가 죽은 지 약 2년 만인 지난 2009년 9월 사후 복제된 흑올돌이가 탄생했다.
'흑올돌이'는 또다른 복제 소인 씨암소 '흑우순이'(2010년 10월생), 흑올돌이와 흑우순이 사이에서 태어난 '흑우돌이'(2013년 1월생)와 함께 지난 2014년 6월 제주도축산생명연구원(옛 축산진흥원)으로 이관됐다.이후 흑올돌이는 축산생명연구원에서 10년 간 보호·관리를 받다가 지난 7일 노령으로 폐사했다. 소의 수명은 약 20년으로 알려졌다.
축산생명연구원으로부터 흑올돌이가 노령으로 곧 죽을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박 교수는 폐사 전날인 지난 6일 흑올돌이 귀에서 체세포를 채취했다. 흑올돌이 체세포는 2차 사후 복제를 위해 현재 냉동 보관 중이다.
박 교수는 "태어난 지 13년 된 씨수소에서 체세포를 떼어내 복제한 소가 흑올돌이이고, 또 흑올돌이는 15년을 살다가 폐사했기 때문에 생체 나이로 따지면 28살로 생각할 수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생쥐와 같은 작은 동물의 경우 사후 복제한 것을 다시 복제한 적은 있지만 흑우처럼 대가축을 2차 사후 복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사후 복제가 성공하면 우수동물 자원 종을 영원히 보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며 "대가축 사후 복제 역사에서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반 한우와 달리 몸 전체가 검은색인 제 흑우는 제주지역에서만 사육되는 토종 재래 가축으로, 보존 가치가 커 지난 2013년 7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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