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도내 학교 급식실에서 10여년간 근무한 조리종사자가 최근 폐암 진단을 받으며 이에 대해 산업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이하 노조)는 6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의 학교급식실에서 조리종사자로 일하는 경력 14년차의 조리실무사가 폐암 진단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실제 조리를 담당하는 조리실무사 중에서는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사진>

노조는 "급식실에서 발생하는 '조리흄'이 폐암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지 벌써 12년이 지났다"라며 "'조리흄'은 사람이 흡입하면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폐암 발병의 위험이 큰 발암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폐암 진단을 받은 조리실무사가 일했던 학교에서 조리흄이 심각한 음식을 한 달에 2회 이상 제공해 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라며 "조리흄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받는 튀김요리도 월 8일 이상 진행했다. 조리 횟수로만 보면 최소 월 15회 이상 제공해 온 셈"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조는 "학교급식 종사자들의 노동조건으로 볼 때, 해당 조리종사자의 폐암 확진은 오롯이 급식실의 근무환경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15년 가까이 학교급식실을 지키면서 학생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해온 노동자가 정작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받는 이같은 현실이 참으로 참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히 "근로복지공단에 해당 조리종사자 노동자에 대한 산재를 인정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교육청에 대해 "학교급식 조리종사자가 폐암 판정을 받은 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급식실 환기 개선 사업을 더욱 신속하게 추진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급식 조리종사자에 대한 폐암 건강검진을 2021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우리교육청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노사 협의를 통해 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도교육청의 설명에 대해, 노조 측은 "국립학교 급식종사자 혹은 일정 경력 미만인 급식종사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라며 "근본적인 급식실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바"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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