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에 끌려가는 제주? '미래비전 체크리스트' 어디 갔나"

"사업자에 끌려가는 제주? '미래비전 체크리스트' 어디 갔나"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도 관광교류국 행정사무감사 질의
양영수 의원 "사전 입지 검토에서 제주도·도민 위한 고민 없어"
고태민 "외국인 영주권 위해 사업 추진? 사업자 철저한 조사를"
  • 입력 : 2024. 10.07(월) 15:49  수정 : 2024. 10. 08(화) 21:00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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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고태민 위원장과 양영수, 김대진 의원.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미 8년 전에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 놓고도 실제로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7일 제주도 관광교류국 등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양영수 의원(진보당, 제주시 아라동을)은 제주자치도의 2016년 발표를 언급하며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제주도는 같은 해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미래비전이 제시하는 '청정', '공존' 핵심가치에 부합하는 개발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허가 절차 전부터 해당 개발 사업이 지역사회 발전 등에 기여하는지를 토론해 사업계획을 검토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제주자치도는 관광, 도시계획 등 10개 부문, 62개 항목으로 구성된 체크리스트를 통해 "개발과 보전에 대한 갈등 요소를 사전에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기초가 된 제주 미래비전 수립 용역에는 17억 원이 투입됐다.

양 의원은 한화그룹이 제주에서 추진 중인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언급하며 "(도시계획자문위원회 사전 입지 검토를 보면) 사업이 진행되는 방향으로 몰아줬지 제주도나 도민을 위해 고민하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대규모 개발 사업 인·허가 전에 제주도의 역할이 사실상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체크리스트를 정확히 적용했다면 그 여부가 나왔을 텐데 그렇지 않다 보니 두루뭉술한 이야기만 나왔다"면서 "미래비전 체크리스트를 제대로 활용해야 사업자들도 제주를 위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월포레스트 사업 시행자의 본사 이전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사업은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엔드리조트(주)가 최대 지분을 가진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 주식회사'가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본사는 서울에 있다.

양 의원은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 취득세, 지방세 등의 감면 혜택을 받게 되는데 본사가 서울에 있는 게 맞는가"라면서 "1조7000억 원짜리 공사다. 도민과 제주도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김희찬 제주자치도 관광교류국장은 "현재는 사전 검토 단계이고 정식 승인 절차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면서 "승인 단계에 들어가면 권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에 김대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동홍동)은 본사 이전이 성사되지 않으면 세수 확대 등 제주도 차원의 이익이 없다면서 "권유해서 되겠는가. 강제 조항을 넣어야 하지 않나"라고 재차 질의하기도 했다.

중산간 난개발 논란에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던 애월포레스트 사업에 대해선 여전히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제주도의회도 사업 의도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제주도 차원의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고태민 위원장(국민의힘, 제주시 애월읍갑)은 "휴양콘도 394실을 짓겠다고 하는데 외국인 영주권(투자이민제)을 위해 짓고 있지 않은가 하는 굉장한 큰 의구심이 있다"면서 "워케이션 496실도 하겠다면서 (워케이션을 활성화하겠다는) 제주도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도정이 아닌 기업이) 이를 전체적으로 주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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