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 난개발 논란' 한화 애월포레스트 속도 내나

'중산간 난개발 논란' 한화 애월포레스트 속도 내나
제주도 20일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개
사업자 측 오는 29일부터 총 3차 주민설명회
"3단계 개발로 생태계·생활환경 영향 최소화"
산림 훼손·지하수 오염 우려… '특혜 의혹'도
  • 입력 : 2024. 09.20(금) 16:31  수정 : 2024. 09. 24(화) 12:33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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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단계별 시행안.

[한라일보] 제주 중산간 난개발 논란에 놓인 한화그룹의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자 측은 125만㎡(약 38만평)가 넘는 부지를 2027년부터 3단계로 나눠 개발하는 안을 담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개하고 이달부터 주민설명회에 돌입한다.

2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주민설명회는 오는 29일 오전 10시 제주시 애월읍 어음1리사무소에서 처음 개최된다. 이어 10월 5일 오전 11시와 10월 6일 오후 6시에 각각 어음2리사무소, 상가리사무소에서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제주자치도는 10월 29일까지 약 한 달간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엔드리조트(주)가 최대 지분을 가진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 주식회사가 추진하고 있다.

공개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요약서를 보면 사업 부지는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17-5번지 일대 총 125만1479㎡ 규모다.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주)(이하 사업자)는 호텔 200실과 휴양콘도미니엄 890실(워케이션 496실)을 갖춘 숙박시설(전체 부지의 29.5%)을 비롯해 에너지뮤지엄, 아트갤러리, 지브리테마파크 등을 포함한 휴양문화시설(16.7%)과 공공·편익시설(14.3%), 운동오락시설(2.3%)을 짓기로 했다. 사업비 약 1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우선 2027년부터 2031년까지는 호텔, 워케이션 등 숙박시설과 일부 휴양문화시설, 운동오락시설을 짓는 1단계 사업이 예정됐다. 이어 2031~2033년 2단계, 2033~2036년 3단계에 걸쳐 사업이 추진된다. 이 같은 단계적 개발은 일괄 조성(2027~2034년) 방식보다 공사 기간은 2년 더 늘어나지만 개발로 인한 생태계, 생활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자 측은 "최소한의 개발로 난개발을 지양하고 새로운 개발 콘셉트를 도입한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밑그림도 내걸었다. 하지만 사업이 현실화될 경우 환경적인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산림의 식생 훼손이 예상되는 데다 하루에만 5422t의 물 공급이 필요하고 오수 발생량이 7986t으로 예측되면서다.

이에 사업자 측은 빗물, 중수도를 활용해 1일 기준 필요 용수의 60%(3262t) 정도만 상수도로 공급 받고, 오수의 약 26%(2060t)는 재이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물 공급과 하수 처리에 부담이 따를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해발 300m 이상 중산간에 위치한 사업 부지는 2020년 지하수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지하수 오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토지이용계획도.

이처럼 개발에 따른 환경적 영향이 예상되면서 사업자 측은 '친환경 숲 관광단지'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강조하고 있다. 사업 부지 내에 곰솔, 삼나무 군락지 중에 수령이 오래된 숲을 중심으로 원형을 지키고 보전 가치가 높은 숲의 현황을 파악해 보존·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원형 녹지와 조성 녹지의 면적을 전체 사업 부지의 37.1%(46만4695㎡) 이상 확보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역 상생 계획도 꺼내놨다. 고용 인원의 90% 이상을 제주도민으로 우선 채용하고 사업 단지 내에 휴양문화시설의 경우 애월읍 상가리, 어음리마을회의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공간으로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산간 난개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특혜 의혹'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제주자치도는 해발 300m 이상을 '중산간 2구역'으로 정해 개발을 제한하는 도시관리계획 수립기준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골프장이 없는 이 사업의 경우 제한 대상에서 빠지면서 '핀셋 특혜' 의혹이 인 바 있다. 이에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5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특혜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법으로 정해진 개발사업 승인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한편 사업자는 오는 10월 주민설명회를 거쳐 11월 중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를 제주자치도에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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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2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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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백이 2024.09.21 (05:59:55)삭제
개발이 우선이라는 정책은 지난 도지사나 역대지사들까지 해왔던거지만 제주만의 고유한 미래적인 도시구상은 꿈도 못꿔요 임기내에 어떤걸 유치하겠다고 하지만말고 진정으로 제주를 사랑하면 환경을 망치지 않고 환경을 지키면서 고유의 모습을 지켜내는 정책을 펼치기 바랍니다
도민 2024.09.20 (17:16:04)삭제
진심으로 환영하고 제주도 경기가 살아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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