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불법취업 알선조직 내부 갈등이 살인까지

제주 불법취업 알선조직 내부 갈등이 살인까지
경찰, 불법체류 중국인 5명 '일망타진'
환불 수수료 문제로 불만… 살해 공모
  • 입력 : 2018. 05.01(화) 12:33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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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와 취씨, 푸씨 등 4명이 범행 직전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주지방경찰청 제공

제주시내 한 복판에서 발생한 불법체류 중국인 살인사건이 취업알선조직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불법체류 중국인 찌모(42)씨를 살해한 혐의(살인·상해치사 등)로 류모(29)씨와 장모(27)씨, 취모(38)씨, 푸모(28)씨, 예모(28)씨 등 5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한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불법체류 중국인으로, 류씨는 살해 당한 찌씨가 운영하는 불법취업 알선조직의 중간역할, 장씨와 취씨는 모집역할을 담당했다. 나머지 푸씨와 예씨는 취씨와 평소 알고 지내는 관계였다.

 문제는 이들이 불법취업 알선조직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들은 불법체류 중국인들에게 월 150만원에 3개월을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알선해주는 댓가로 수수료 60만원을 챙겼는데, 3개월을 채우지 못한 중국인들이 수수료 환불을 잇따라 요구한 것이다.

 이러한 환불 요구를 모두 감당해 심리적 압박을 느낀 류씨는 찌씨에게 "수수료를 돌려줘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묵살 당했다. 결국 참다 못한 류씨는 찌씨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함께 살고 있던 장씨에게 흉기를 건네주며 "오늘 노래주점에서 찌씨를 만나기로 했으니 손을 봐주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취씨에게도 전화를 걸어 같은 내용을 사주하고, 취씨의 지인인 푸씨와 예씨도 섭외했다.

 이후 류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8시40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노래주점으로 찌씨를 유인하고, 장씨에게 "찌씨가 도착했으니 올라오라"고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받은 장씨는 푸씨와 함께 해당 노래주점을 습격해 흉기로 찌씨를 살해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주변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다음날 23일 오전 6시45쯤 제주국제공항 3층 흡연실에서 류씨를 긴급체포하고, 같은날 오전 7시33분쯤에는 제주시 중앙로의 한 길거리에서 장씨를 체포했다. 또 오후 8시36분쯤 제주국제공항 출국심사장에서 취씨를 붙잡았다.

 나머지 푸씨와 예씨는 서귀포시로 도주했지만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달 26일 오후 3시5분쯤 중문파출소에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류씨와 장씨, 푸씨를 살인 혐의로, 예씨와 취씨는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강성윤 서부서 형사과장은 "앞으로도 외국인 강력범죄 예방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발생사건에 대해서는 유관기관과 적극 공조해 신속히 범인을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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