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에 모어 자격 부여해야"

"제주어에 모어 자격 부여해야"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제주어 세미나
  • 입력 : 2013. 10.09(수)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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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제주어의 새로운 인식과 보전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려 절멸 위기에 처한 제주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면서 활성화하고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유네스코가 지난 2010년 12월 인도의 '코로어'와 함께 제주어를 '소멸위기 언어'로 분류했다. 제주어는 모두 5단계 중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에 해당되며, 마지막 5단계는 소멸된 언어를 뜻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는 8일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제주어의 새로운 인식과 보전 방안'을 주제로 제주학연구센터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절멸 위기에 처한 제주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면서 활성화하고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제1주제 발표자로 나선 양창용 제주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타 언어 사례를 통해 본 제주어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미국 인디언의 언어 보존을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인디언 언어는 유럽인들의 유입으로 인디언 수가 급감하게 되면서 언어의 급감으로 이어졌으며, 20세기 들어서는 인디언 자녀들을 부모에서 떼어 놓기 위해 기숙학교를 설치해 인디언 언어 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지만 1960년대 시민운동 이후 언어 보존을 위한 법령이 제정됐다.

양 교수는 "최근 인디언 언어 학습에 몰입교육이 도입되면서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사전 교육 등이 실시되고, 많은 대학교에서는 해당 주에 거주하는 인디언 언어 활용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며 "이들 강좌는 단순한 언어 분석과 연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인디언 언어의 활용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 널리 진행되고, 대학에서는 인디언 언어 연구뿐만 아니라 교육자료 개발과 교사 양성, 정기적인 세미나를 개최해 언어 보존 및 활성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훈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은 제2주제로 '제주어 살리기를 국가 의제로'를 발표해 보다 적극적인 제주어문화운동을 촉구했다.

박 소장은 "제주도에서는 유네스코로부터 경고장을 받기 이전부터 제주어살리기운동이 벌어졌지만 이 모두는 제주섬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며 "적어도 이 문제는 국가적 의제로 채택하게 하고 국가와 지역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손을 잡아 노력해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순덕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센터장은 제3주제인 '제주어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접근 방법'을 통해 제주어의 위상을 점검하고, 제주어의 소멸 가능성을 지적한 뒤 제주어 보전정책을 제시했다.

문 센터장은 "제주어를 지역어의 특징으로 인정하고 모어의 자격을 부여해 제주어를 모어로 하는 국내와 재외동포들까지 포함해 소멸 위기를 알리고 제주사람이라면 당연히 제주어 보전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며 "제주어 보전과 활용을 위한 지표를 개발해 실제 각 항목별로 지표조사를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날 세미나에는 김원보 제주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의 '제주방언의 생존 방안', 문정수 제주어보존회 이사장의 '제주어 활성화 방안에 대한 질의와 의견', 강경식 제주도의회 의원의 '향토유산으로서의 제주어', 윤용석 KCTV 편성제작국장의 '제주어 보전을 위한 방송의 역할', 오승훈 제주발전연구원 전문연구원의 '국외 언어 보전 정책 사례와 제주어 보전에 대한 질의'를 주제로 한 지정 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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