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일상이 돼 버린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3고(高)에 더해 국제적·정치적 이슈 등이 겹쳐 경제가 더욱 어렵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유통 트렌드 변화와 인구감소 등 사회 구조적인 요인들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의 저출생·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매년 줄어들며 소비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내수는 줄어드는데 그마저도 온라인 플랫폼 소비로 옮겨가면서 상가 및 골목상권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지역 내 상가에 임대나 매매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된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됐다. 소상공인 관련 정책에도 짙은 안개가 끼었다. 올해부터 시간당 1만원을 넘는 최저임금이 적용되고, 5인 미만 사업장까지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에도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의 이유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이 창업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생계유지'(65.4%)였다. 그 외에도 '직장 생활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45.0%)나 '적성 및 경험을 살리기 위해'(40.7%) 등이 창업의 주요 동기였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의 창업 후 폐업까지 평균 영업 기간은 6.5년으로 나타났다. 폐업 사유로는 수익성 악화와 매출 부진이 86.7%를 차지했다. 내수 부진, 물가 상승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그 결과 평균 1억원의 부채와 폐업 비용 등을 부담하면서까지 폐업을 결심한다. 창업도 어렵지만 폐업 후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한 소상공인들이 폐업을 선택하면서, 폐업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실패로 그치지 않고 사회적·경제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매월 일정액의 부금을 적립하고 폐업이나 사망 등 경영위기 시 공제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노란우산의 폐업공제금 지급액은 올해 1~2월에만 3393억원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 지급액은 7587억원이었는데 올해는 두 달 만에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지급됐다.
지난해 폐업공제금 지급액 또한 1조390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으며 올해 역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제주도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골목상권 소비촉진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4월부터 6월까지 탐나는전 포인트 적립률을 역대 최대인 15%로 상향해 소비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착한가격업소 확대, 지역생산품 구매 시 10% 할인, 전통시장 택배비 지원, 먹깨비 배달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잘 마련된 제도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도민과 소상공인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이 재기할 기회를 얻고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지원책들이 도민의 착한 소비 실천으로 이어져 제주경제에 큰 힘이 되길 기대해 본다. <성상훈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중소기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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