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아이들로 북적이던 학교도 '겨울잠'에 들어간다. 두 달가량의 겨울방학이 끝나면 새 학년, 새 학기라는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된다. 어찌보면 '성장한다'는 건 내 안에, 우리 속에 틀을 깨는 도전을 마주하는 일이다. 방학에도 쉬지 않고 한뼘 더 성장할 아이들을 여기, 이 책이 응원한다. "'터널 끝은 꿈꾸던 것보다 더 아름다운 곳'('터널 밖으로' 중)일 거야".
ㅣ생각의 틀을 넓히는 '10대를 위한 세계 시민 학교'
'한 사람은 하나의 세계다.'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중국 작가 류샤오보의 말이다. 단 한 사람의 희생도 당연히 여길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10대를 위한 세계 시민 학교'(남지란·정일웅 지음)는 그 '모든 세계'를 연결한다. 하나의 나라를 넘어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칙'을 조명하면서다. 환경과 인권, 평등, 경쟁, 인종, 종교라는 6가지 주제로 '정의'의 제대로 된 이름을 찾는다.
시작에는 수십 개의 질문이 놓인다. '코로나19가 인간 때문에 생겼다고요?', '아동을 사고판다고요?', '50원 때문에 시위를 한다고요?', '백인을 위한 나라를 만든다고요?'라는 질문은 얼핏 우리와 상관없어 보이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선 분명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인간이 편리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 지구라는 관점에서 과연 정의로운지, 성별이나 민족, 종교, 생각 등이 다르다고 차별하고 싸우는 것이 진짜 정의인지 묻고 생각하게 한다. 이케이북. 1만7000원.
ㅣ과학으로의 여행 '청소년을 위한 과학 인문학'
과학은 과연 확실하고 믿음직한 '고정불변'의 지식일까. '청소년을 위한 과학 인문학'(김호연·양홍석·우석영 외 6명 지음)은 보통의 일반적인 생각에 물음표를 던진다. 책의 한 저자인 한양대학교 김호연 교수는 "과학은 마치 항해하는 배와도 같다. 어느 곳에 다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단언한다.
이 책은 "우리의 삶 자체이고 우리의 미래"인 과학이 세상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차근히 안내한다.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발견한 코페르니쿠스부터 아인슈타인, 찰스 다윈 등 한 번쯤 들어봤을 세계적 과학자들의 상상력이 결코 '무(無)'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증명하면서다. 오랜 학습과 훈련, 경험, 사회적 소통이 과학을 나아가게 하는 것처럼 과학, 인문학 두 학문의 경계 지점에서 인간과 세계의 깊이를 더한다. 지노. 1만7000원.
ㅣ지하철 생쥐의 모험 '터널 밖으로'
지하철역 플랫폼에서 태어난 '지하철 생쥐' 닙. 주인공 닙이 사는 마을은 위에서 떨어지는 음식에 먹을 걱정이 없는 '스위트폴'(달콤한 폭포)이다. 집을 떠나는 순간 고생이라지만 닙은 늙은 생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터널의 끝'을 상상한다. 모두가 늙은 생쥐들이 지어낸 말이라며 비웃을 때 닙은 터널 끝으로 영화 같은 모험을 떠난다.
터널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우연히 또 다른 지하철 생쥐 롤라를 만나 다시 힘을 내보지만 긴 터널은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인다. 편히 잘 곳도 배를 채울 음식조차 없다. 결국 둘은 실랑이까지 벌이게 되는데, 그때 작은 노랫소리와 함께 은은한 빛이 드는 '터널의 끝'이 열린다.
닙의 모험은 어린아이들의 '성장통'과 닮았다. '터널 밖으로'(바버라 레이드 지음·나희덕 옮김)는 익숙한 보금자리를 떠나 새로운 세상을 가기 위해선 길고 어두운 터널을 거치는 게 당연하다며 용기를 건넨다. 제이픽(Jpic). 1만7000원.
ㅣ너와 나, 그리고 우리… '그물을 자르면'
여느 때처럼 바닷속을 헤엄치던 상어 올로가 난파선을 발견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난파선 기계실에서 스패너, 드라이버와 같은 공구를 구한 올로는 아픈 물고기를 고쳐주기 시작한다. 그물에 걸려 다리가 엉킨 낙지, 온몸에 뾰족한 빨대가 박힌 농어가 모두 올로의 손님이다.
어느 날 좁은 곳에 갇힌 손님을 구하러 출동했던 올로는 바닷속에 드리운 거대한 그물을 맞닥뜨린다. 그곳에 갇힌 물고기를 구하기 위해 가위로 '싹둑' 그물을 자른 순간, 고기잡이배에는 한바탕 난리가 난다. 현상금까지 내걸며 올로를 수족관에 가두는 데 성공하지만 드넓은 바다로 돌아가는 꿈을 꾸는 올로를 완전히 멈추진 못한다. 결국 올로가 있던 수족관이 텅 비는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진다.
'그물을 자르면'(디디어 레비 글·피에르 바케즈 그림·이세진 옮김)은 위기 상황을 헤쳐가는 올로의 모험기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돌보는 마음과 모두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이 자연 안에서의 관계를 고민하게 한다. 라임.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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