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림읍 문수동 사람들 4·3성담 다시 쌓는다

제주시 한림읍 문수동 사람들 4·3성담 다시 쌓는다
12~13일 문수동·돌빛나예술학교 '돌 자파리' 개최
성담 재건, 마을길 돌담 쌓기, 사진·작품전 등 다채
  • 입력 : 2024. 10.09(수) 16:10  수정 : 2024. 10. 09(수) 16:21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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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림읍 동명리 문수동마을회와 제주 최초의 돌담학교인 돌빛나예술학교가 오는 12~13일 현지에서 '2024 문수동 돌 자파리' 행사를 연다. 돌빛나예술학교 제공

[한라일보] 제주4·3 당시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둘렀던 성담에 대한 재건 작업이 마을사람과 방문객의 손으로 이뤄지는 뜻깊은 행사가 오는 주말에 마련된다.

제주시 한림읍 동명리 문수동마을회와 제주 최초의 돌담학교인 돌빛나예술학교가 주최하는 '2024 문수동 돌 자파리' 행사를 통해서다. 이들은 제주대학교 돌보다돌담동아리와 힘을 합쳐 오는 12~13일 문수동 일원에서 4·3성담 재건을 비롯해 마을길 돌담 쌓기 및 보수 등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특히 문수동 원주민과 이주민 그리고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문수동의 자녀들과 방문객이 한데 마음을 모아 4·3 당시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둘렀던 성담의 일부 구간을 재건한다. 여기에 문수동 출신 돌챙이 2명이 대를 이어가며 이번 행사를 주도한다. 돌챙이로 살아가는 조환진 씨가 제주 돌담과 돌챙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시돌 목장을 개척한 맥글린치 신부의 고향인 아일랜드 도네갈에 거주하며 문화유산 이벤트 기획자이자 석공인 루이스 프라이스 씨도 행사에 동참한다. 맥글린치 신부의 고향에서 3대째 석공인 마이클 맥그로티도 씨를 비롯해 아일랜드 더블린 한글학교 손학순 교장과 이탈리아 돌담학교 마르게리따 에르미리오 이사도 이번 행사에 동행한다.

문수동 4·3 성담은 1948년에 시작된 4·3사건으로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해안가 마을로 내려가 피신했다. 이후 1951년에 해안으로 내려갔던 사람들이 다시 마을로 돌아와 정착하기 위해 성담으로 마을을 빙 둘렀다. 동네에 불타버린 집의 축담, 울담, 밭담 심지어 방사탑의 돌까지 옮겨서 성담을 쌓았다. 성담의 기초 부분 넓이는 1m 남짓하고 높이는 2~2.5m, 전체 길이는 1500m에 이른다. 현재는 곳곳에 흔적이 남아 있을 정도다.

주최 측은 ▷국제 돌담 사진전(아일랜드, 일본, 제주도) ▷문수동 돌챙이 7인의 사진 및 돌 연장 전시 ▷문수동 양경환 화가 작품전 ▷문수동 문봉칠 서예가 작품전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돌담 쌓기(송이돌), 비석치기, 공기돌 놀이, 돌담 그림 그리기 ▷일반인 체험 프로그램 4·3 성담 쌓기, 송이돌 화분 만들기 ▷예술공연 등을 함께 차려낸다.

문수동은 현재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다. 맑은 용천수가 샘솟는 문수물에는 100여년 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돌을 깨고 다듬어 축조한 돌 구조물의 원형이 잘 남아있다. 무엇보다 문수동은 힘세고 솜씨 좋은 돌챙이가 7명이나 살았던 돌챙이 마을이다. 그 중 2명의 아들들이 돌챙이의 길을 걷고 있다.

돌빛나예술학교는 지난해 6월 아일랜드 도네갈 마운트찰스 바닷가에 제주의 상징물인 돌하르방을 세웠다. 돌빛나예술학교 제공

문수동에는 제주 최초의 돌담학교인 돌빛나예술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돌빛나예술학교는 지난해 6월 아일랜드 도네갈 마운트찰스 바닷가에 돌하르방을 세웠다. 이에 도네갈은 아일랜드의 전통조각을 제주에 보내려고 제작 중이다.

한편 돌빛나예술학교는 오는 11월 30일 돌챙이(쌓기 석공) 민간자격 시험을 시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블로그 '돌빛나예술학교'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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