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 신규 마을기업 지정 '중단'… 육성 의지 있나

[한라포커스] 신규 마을기업 지정 '중단'… 육성 의지 있나
[마을기업 지정 10여년, 제주는…] (하)
최대 1억원 사업비에 신규·전문 교육 지원 역부족
중간 지원 조직, 인력 부족·예산 동결에 역할 한계
도내 마을기업 "전문성 높일 지원 강화를" 목소리
  • 입력 : 2024. 06.11(화) 16:07  수정 : 2024. 06. 13(목) 16:20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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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펴낸 '제주마을기업의 '바람' 이야기' 책자 표지 이미지.

[한라일보] 정부가 마을기업을 지정한 것은 2010년부터다. 이듬해에는 '마을기업 육성사업 시행지침'을 두고 마을기업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 10여 년간 제주도내 마을기업도 43곳으로 늘었지만, 상당수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을기업의 자립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미흡한데다 신규 마을기업 지정도 멈추면서 '해법 찾기'가 시급하다.

|'최대 1억' 지원 크다지만…

11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마을기업에 대한 지원은 크게 두 가지다. 가장 핵심은 최대 1억원의 '사업비 지원'이다. 1차 지정된 신규 마을기업에는 최대 5000만원이 지원되고, 2·3차 추가 지정되면 각각 3000만원, 2000만원까지 더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교육'이다. 마을기업 지정을 위한 신규·전문교육과 성장을 지원하는 현장 방문, 맞춤형 경영컨설팅 등이 시행 중이다. 이와 함께 마을기업 홍보, 협력체계 구축도 지원되고 있다.

제주에선 이같은 역할을 제주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맡고 있다. 도내 마을기업 지원기관으로 지정된 '중간 지원 조직'이다. 하지만 담당 인력과 예산이 한정돼 있다 보니 적극적인 지원에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센터 내에 마을기업 담당 인력은 2명뿐이고, 사업 예산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1억4400만원에 머물러 있다. 이에 마을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경영컨설팅도 일시적인 지원에 그치는 상황이다.

제주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계자는 "맞춤형 경영컨설팅의 취지는 마을기업과 전문 인력을 1년 정도 매칭해 도움을 주는 것이지만 수요는 많고 예산은 한정돼 있다 보니 시간 단위로 자문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마을기업이 스스로 자립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마을 내에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보다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을기업은 지역주민 5명 이상이 출자해 설립할 수 있는 만큼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게 장점이지만, 한편으로는 경영 전문성이 취약한 경우가 많다. 도내 마을기업들은 이러한 한계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인력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낸다.

제주시 읍면지역의 한 마을기업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 사업을 보면 사회적기업에 인력, 홍보·마케팅 비용 등을 지원해 주는 사업은 많지만 마을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을기업은 지역에 주소를 둔 주민들이 모여 만드는 기업이다 보니 경영 지식, 홍보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면서 "현재의 매출, 고용 실적 등을 떠나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가 제작한 마을기업 홍보 영상 일부.

|예비마을기업 어쩌나

올해부턴 새로운 마을기업 발굴이 잠정 중단되면서 현장의 혼란도 크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전국적으로 올해 신규 마을기업(1차)을 지정하지 않았다. 이에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정된 도내 예비마을기업 12곳이 지정 취소될 상황에 놓였다. 행안부의 관련 지침에 따르면 예비마을기업 지정 2년 이내에 마을기업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지정 취소된다.

행안부 기업협력지원과 관계자는 "올해는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신규 마을기업을 선정하지 못한 것"이라며 "내년 예산에는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비마을기업 지정 취소 문제에 대해선 "내용은 정확히 알고 있다"면서도 "우선 내년 예산 반영 여부가 결정된 다음에 (지침 개정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을기업이 또 다른 10년을 향하기 위해선 정부와 지자체의 육성 의지와 정책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지난 10여 년을 교훈 삼은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제주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계자는 "마을마다 자원이 풍부하고 단위별 공동체가 살아있는 제주는 마을기업을 잘 육성했을 때의 효과성과 의미가 타 지역보다 클 것"이라며 "신규 마을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은 물론 마을활동가 등의 인력을 활용해 마을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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