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빼는 제주도?… '마이스 시설 건립' 강 건너 불구경

발 빼는 제주도?… '마이스 시설 건립' 강 건너 불구경
제주도, 사업시행 주체 슬그머니 컨벤션센터 단독 변경
ICC JEJU 인적자원 전무... 인력 충원· 파견 요청도 묵살
타 시도, 행정 주도 별도의 건설TF팀 꾸려 진행 '대조적'
도내 업계 "제주도, 책임 회피하기 위한 행태" 지적 제기  
  • 입력 : 2023. 10.09(월) 15:19  수정 : 2023. 10. 10(화) 17:51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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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 마이스(MICE) 다목적 복합시설' 건립 사업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의 시행 주체는 제주자치도였으나 2019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ICC JEJU)로 변경했다. 앞으로 공사 진행 과정과 준공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업 시행 주체를 변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ICC JEJU)는 오는 2025년까지 사업비 880억원(국비 280억원· 도비 447억원· ICC JEJU 153억)을 투자해 '제주 MICE 다목적 복합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MICE 다목적 복합시설은 기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전시 및 회의 공간 부족으로 인한 물리적 경쟁력 저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제회의 및 전시회 연회·공연 등 다양한 대규모 행사 유치가 가능한 전시·컨벤션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국제평화센터 부지에 연면적 1만5110.53㎡ 규모(지하 1층·지상 2층)로 건립될 예정이다. 전시공간이 4728㎡ 로 설계돼 300부스 이상 규모의 전시가 가능하고 최대 수용 가능인원은 4500명이다.

이 같은 다목적 복합시설 건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와 ICC JEJU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제주자치도가 지난 2019년 사업시행 주체를 ICC JEJU로 슬그머니 변경하면서 ICC JEJU가 독자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에 전문인력이 거의 없는 ICC JEJU가 제주자치도에 대형건축물 시공 경험이 있는 인력 파견을 요청했으나 제주도는 이를 묵살하고 '강 건너 불구경'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ICC JEJU의 관련 분야 전문가는 2명(건축 신입 1명·설비분야 1명)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대구·대전·광주 등 다른 시도에서는 지자체에서 전시장을 건립한 후 컨벤션센터로 이관해주고 있으며, 행정이 주도하는 별도의 건설TF팀을 꾸려 지원하고 있다.

ICC JEJU의 153억원 자금 조달도 문제이다. ICC JEJU는 제주관광진흥기금을 융자받거나 은행 차입을 통해 사업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5년간 누적 손실이 126억원에 이르고 있고 올해 2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향후 은행차입 등이 이뤄질 경우 누적 적자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도내 업계에서는 "막대한 국비와 지방비와 투자되는 만큼 제주도 건축직 공무원 파견을 통한 책임 있는 관리감독이 필요하고 MICE 다목적 복합시설 공사 착공과 연계해 현장 공정관리를 위한 전문 공종별 전문인력 채용과 건설TF팀 운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MICE 다목적 복합시설 단면투시도를 보니까 대형창고 건물 수준이다. 완공 후 회의실 추가 확보·설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이 안 될 경우 공사 중단도 우려된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제주도가 공사에서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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