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질병 50선](45)위암

[제주의 질병 50선](45)위암
"소화불량·명치끝 불편한 증상 그냥 넘기지 마세요"
  • 입력 : 2011. 11.10(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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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병원(병원장 강성하)은 지난 4일 병원 대강당에서 '제3회 위암 건강강좌'를 개최했다. 병원 제주지역암센터 주최로 열린 이번 강좌에서는 위암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소개됐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짠 음식·헬리코박터균 원인
입에서 입으로 전염돼 '주의'
암 완치 유일한 방법은 수술

#1. 평소 특별한 문제없이 지내던 45세의 K씨가 건강 검진 목적으로 받은 위 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위 내시경 조직 검사 등을 통해 초기 위암으로 진단돼 복강경 위 절제 수술을 받았다. 최종 병기는 1기로 진단됐다. 5년째 재발없이 잘지내고 있다.

#2. 위 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79세의 Y씨도 앞의 검사방법을 통해 원격 전이는 없는 3기 정도의 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돼 개복 수술을 받았다. 수술 소견에서 대장으로의 침범이 확인돼 위 절제술과 횡행 대장 절제술을 받았고, 최종 병기는 6개의 림프절 전이와 위암의 대장 침범으로 3기 후반으로 진단됐다.

▶위암=위암은 위벽 안쪽에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해 주위 조직으로 침윤(浸潤)하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악성종양이다. 미국에서도 1960년대까지 위암이 가장 흔한 암이었으나 이후 급격히 위암 발생률이 떨어져 이제는 전체 암 발생 순위에서 10위권 밖에 있다. 이같은 결과는 냉장고 보급률과 관계가 있다고 밝혀져 있는데, 냉장고의 보급률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신선한 식품을 많이 먹게 되고, 염장 식품류의 섭취가 줄어든 이유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국가암등록통계(2008년 기준)에 의하면 위암은 우리나라 전체 암 가운데 16%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남자는 전체 암의 20.3%로 가장 흔한 암이며, 여자는 전체 암의 10.7%로 세번째로 흔한 암이다.

▲위암 초기의 내시경 사진.

▶원인과 증상=일반적으로 암의 원인은 유전적인 배경과 관계가 있는 선천적 요인과 음식물, 흡연, 환경에 의한 후천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위암의 경우 유전적 요인은 아직 분명치 않으며, 환경에 의한 후천적 요인이 중요하다. 위암의 발생과정을 보면 헬리코박터균, 염분과 발암물질의 영향으로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을 거쳐 위암으로 진행하게 된다.

위암의 원인으로 첫째는 음식물을 꼽고 있다. 짠음식 섭취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소금의 섭취량이 권장량보다 매우 많다. 또 가공음식 섭취가 많은 경우 가공 음식에 함유돼 있는 질산염이나 아질산염이 위암의 위험인자가 된다. 음식 조리방법에 따라 위험을 높일 수 있는데, 굽거나 찌개로 먹거나 염장을 한 음식의 섭취가 많은 경우 3~6배까지 위암 발생이 높다.

둘째는 한국에서의 높은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로 특히 청소년기부터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이 높다. 이 균의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감염 경로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아 아직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입에서 입으로 전염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술잔을 돌린다든지 음식을 여럿이 수저로 떠먹는다든지 하는 일은 피하고, 어린 아기에게 엄마나 어른들이 음식을 씹어 입에 넣어 주는 일은 피하는 게 좋다.

셋째는 흡연을 하거나 간접흡연을 하는 경우에도 2~3배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위암은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어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 없다. 위암 환자의 80% 정도에서 소화가 잘 안되거나 명치끝이 조금 불편한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 전부였다고 말한다. 심지어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이 많이 된 경우에도 특별히 증상이 없어 오히려 위암 진단을 받은 것을 놀라워하거나 믿지 못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전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맵고 짠 음식을 주로 먹고 과음이나 과식을 자주 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증상을 흔히 경험하게 되므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즉 위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출혈로 인한 빈혈, 복통, 구토, 속쓰림, 체중감소 등의 위암과 관련된 증상은 오히려 위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 나타날 수 있다.

▲3기 위암 환자의 내시경 사진.

▶진단과 치료=위암은 위 내시경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위 내시경 검사는(촬영) 내시경을 이용해 위 속을 직접 들여다보고 병의 모양이나 위치를 보고 진단을 내리며, 비정상적인 소견이 있는 경우 조직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위장 조영술은 조영제를 마신 후 조영제가 위벽에 코팅되는 모습을 보고 진단하는 방법이다. 정기 검진에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불편감으로 내시경을 피하는 경우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위암이 의심되는 경우 조직 검사로 확진을 해야 하므로 위 내시경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 CT 검사는 위암 진단을 위한 일차적인 검사가 아니라 암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검사하는 진단 방법이다.

암치료는 외과적 수술, 항암화학요법, 면역요법, 방사선요법이 이뤄지고 있는데, 현재까지 위암을 완치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이다. 항암화학요법, 면역요법, 방사선요법등은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나 수술 후 특별한 경우 시행하게 된다. 위암 수술방법의 선택은 진단된 암의 종류, 암의 진행 단계, 환자의 전신 상태, 환자의 나이 등 여러가지 상황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선택한다.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 Q & A ]

1. 수술을 통해 완치될 확률은?

=현재까지 위암을 완치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이며, 수술 후 병기에 따라 완치율이 결정된다. 1기암(초기암)의 경우 90~95% 정도의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 2기 위암 (중기암)의 경우에도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80% 전후로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 그러나 3기(진행된 중기암)의 경우 수술 후 생존율이 50% 전후로 떨어진다. 4기(말기암)의 경우 수술 이외의 항암제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되는데, 10% 정도가 5년 생존을 보인다.

2. 어떤 증상이 있으면 검사를 해야 하나?

=위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빈혈, 복통, 구토, 속쓰림, 체중감소 등의 위암과 관련된 증상은 오히려 위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위암의 증상이 자극적인 음식 섭취나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서의 위장 증상과 비슷한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거나 자가투약을 하게 된다. 따라서 증상이 있어 검사를 하는 경우 매우 진행된 암으로 진단될 수 있으므로, 국가의 암 조기검진사업의 지침에 따라 40세부터 2년에 한번씩 위내시경검사나 위 조영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3. 수술 후 재발할 경우 치료가 힘들다?

=재발을 하면 경우에 따라 재수술을 할 수 있다. 특히 남아 있는 위에서 재발한 경우 내시경으로 조기 발견이 되면 수술로 제거해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재발은 다발성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 90%는 수술로 없앨 수 없다. 이런 경우 특별한 치료가 없는 경우 6개월에서 1년 반 정도의 남은 수명을 보여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인다. 수술이 불가능한 재발의 경우 항암약물요법을 시행하게 되는데, 대개 30% 정도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행히 새로운 항암제들이 개발되고 있어 좀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4. 어떤 음식이 몸에 좋나?

=암 예방이나 암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마늘, 생강, 과일과 채소류가 효과가 있다고 입증돼 있다.

그러나 여러 종류의 건강보조식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그 효과가 불분명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몸에 좋지 않은 음식 섭취를 줄이고 균형잡인 식사가 중요하다. 짠 음식이나 신선하지 않는 음식, 가공식품 등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생이나 데침으로 조리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굽거나 찌개로 먹거나 염장을 해서 먹는 식습관을 최소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전문의 의견/정인호(제주 지역 암센터 상부 소화기 외과)] "의사와 신뢰관계를"

현대사회는 바야흐로 '암'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이다. 한 해 18만명이 새로 암에 걸리고,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80세까지 산다면 세 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발병률 이상으로 치료율도 높아져 암환자의 10명 중 6명은 완치가 된다. 최근 세계적으로는 위암이 감소추세인데 한국에서는 발생률 1위이다. 따라서 위암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잘 알아야 하겠다.

위암을 직접적으로 예방하는 1차 직접예방으로는 식습관의 교정이다. 싱겁게 먹고, 신선한 음식을 섭취하며, 가공 식품을 줄이고, 구운 음식이나 찌개류의 섭취를 줄이는게 중요하다. 식습관을 고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때문에 암 발생을 줄이는 음식으로 밝혀져 있는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이나 야채 섭취, 특히 제주도에 풍부한 감귤류의 섭취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흡연이 위암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흡연은 가족에게도 똑같은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위암으로부터 생존율을 올리기 위한 방법 중 조기 발견으로 치료하는 2차 예방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밝혀져 있다. 위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나 간단한 피 검사로 진단할 수 없으므로, 40세가 되면 2년에 한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하는 게 좋다. 현재 조기 위암에서는 진행성 위암과는 달리 여러가지의 축소 수술법이 이용되고 있어,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는 수술 후 완치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술 후 삶의 질을 높게 유지시킬 수 있게 된다.

3차 예방은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다. 수술 방법 선택과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분자 표적 치료를 이용해 맞춤 치료를 할 수 있다. 대한위암학회에서 최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위암 수술을 하는 의사들의 수술 방법들이 크게 다르지 않고 표준화가 돼 있다. 환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병을 가장 잘 치료할 수 있는 의사에게 몸을 맡기고 싶어 한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 위암이기 때문에 위암을 전문적으로 잘 치료할 수 있는 의사들이 전국에 많이 있고, 한국의 치료 성적이 미국 보다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자신이 신뢰할 만하다고 선택한 의사가 자신에게 최고의 의사라는 확신을 가지고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게 치료 효과를 좋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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