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15)특발성 척추 측만증

[생활건강](15)특발성 척추 측만증
체형이상·외관상 문제… 특이 증상 없어
  • 입력 : 2010. 12.02(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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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15세 척추측만증 환자를 뒷모습으로 어깨 높이가 다르고 견갑골의 위치도 다르며 등이 휘어진 모습, 자기공명영상 사진,수술전과 수술후 사진. /사진=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제공

청소년기 여자에게 많이 발생
상체전방굴곡검사로 체크를
측만증 진행여부가 치료관건

A씨는 최근 초등학교 6학년인 딸아이와 공중목욕탕에 갔다가 아이의 뒷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척추가 약간 휘어보이는게 아닌가. 그래서 정형외과를 방문해 엑스레이를 찍어보았더니 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우리 몸을 뒤에서 보았을 때 정상 척추는 일직선으로 곧다. 그러나 척추 측만증인 경우 뒤에서 보면 한쪽으로 굴곡이 져서 보이는데 마치 한쪽으로 기운듯한 자세로 보이나 잘못된 자세로 인한 것과 혼동하면 안된다. 제주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서준영교수의 도움말로 척추측만증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한쪽 다리가 짧아서 이를 보상해주기 위해 척추가 휠 수 있고 추간판 탈출증이 있는 경우에서도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척추가 휠 수 있는데 이렇게 척추의 구조적인 변화 없이 일시적으로 척추가 휘는 상태를 '비구조적 측만증'이라고 한다. 반면 척추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영구적으로 휘는 경우는 '구조적 측만증'이라고 한다.

구조적 척추 측만증에는 척추의 선천적인 기형에 의한 '선천성 측만증'도 있고 뇌성마비나 근육병에서 동반되는 '신경근육성 측만증'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측만증'이다. 특발성 측만증은 발견 연령에 따라 유아기형(0~3세), 연소기형(3~10세), 청소년기형(11~17세), 성인형(18세 이후)이 있는데 주로 청소년기에 발견되며 여자에게서 5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발성'이라는 말은 그 원인을 모른다는 뜻이다. 전체의 80~8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증상=특발성 측만증의 주증상은 체형의 이상이나 외관상의 문제이다. 그 이외에는 별 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발성 측만증의 특징이다. 운동능력도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고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것도 없다. 또 통증을 일으키지 않으며 통증과는 무관한 병인데 만약 요통이 동반된다면 보통사람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는 요통이거나 다른 질병(예=종양)에 의한 측만증일 가능성이 있다. 최근 측만증을 방치하면 심폐기능의 장해가 생기는 것처럼 보도하는 사례가 있다. 특발성 측만증 환자에서 심폐기능의 장해는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진단=단순방사선검사를 통해 만곡의 모양이나 추체의 이상 등을 확인해주고, 신경학적 검사를 시행해 다른 질환을 감별해 준다. 그런데 신경학적 이상소견이 있거나 만곡이 너무 어린 나이에 나타나거나 또는 너무 늦게 나타나는 경우 ▷만곡의 진행이 너무 빠른 경우 ▷좌흉부 만곡이 있는 경우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 등에는 자기공명영상을 시행해 보아야 한다. 척수내 이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 검진시에는 먼저 신체의 균형을 확인한 후 바른 자세로 서 있는 위치에서 양쪽 어깨의 높이, 견갑골의 대칭 여부, 허리의 대칭 여부, 골반의 높이 등을 측정하고 신체의 균형(대상)을 확인하기 위해 제7경추 후방 극돌기에서 내린 수직선이 양측 둔부 주름 사이에 위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가장 간편한 신체 검진 방법으로는 상체의 전방 굴곡 검사가 있다. 양발을 차려 자세로 가지런히 모은 다음 무릎을 펴고 서서 허리를 전방으로 구부리는 자세를 취하는 검사로 이때 검사자는 환자의 뒤쪽에서 등 부위에 늑골 돌출고가 나타나는지, 허리 부위에서 요추 돌출고가 관찰되는지 확인하는 검사이다.

▶치료=정기적인 관찰, 보조기 착용, 수술 등의 3가지로 나눠 시행한다고 보면 된다. 치료방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것은 측만증이 더 진행할지의 여부이다. 성장기에는 측만증이 계속 진행될 수 있지만 성장이 끝나면 측만증이 커질 가능성은 적어진다. 각도가 큰 만곡일수록 진행을 잘한다. 따라서 측만증의 진행에는 '성장요소'와 '만곡요소'라는 두가지 요소가 관계됨을 알 수 있다. 성장이 많이 남아있는 환자에서 측만각이 20도 이하일때는 3~6개월마다 방사선 검사를 시행하면서 더 진행하는지 관찰한다. 성장이 끝나가는 40도 이하의 측만증은 보조기 치료의 대상도 되지 않고 수술의 대상도 되지 않아 관찰만 하면 된다. 성장이 많이 남아있는 환자에서 측만각이 20~40도 정도일 때는 보조기를 이용해 치료하게 된다. 보조기 치료로 척추가 똑바르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염두에 둬야 한다. 보조기는 측만증이 더 진행하는 것을 막아주는 치료인데 하루에 23시간씩 2~3년 이상 해야 되는 힘든 치료방법이다. 특히 특발성 척추 측만증 환자가 주로 사춘기의 신체에 대해 관심 많고 예민한 여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심리적, 정신적으로도 만만치 않은 치료이다. 측만증에서 수술 여부는 만곡의 크기와 성장상태를 함께 고려해서 결정하게 되는데 성장기의 환자는 40~45도 이상인 경우, 성장이 끝난 환자는 50~55도 이상인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전문가 의견] 올바르게 이해하는 계기됐으면

최근 측만증 학교검진이 시행돼 허리가 휘었다고 걱정하며 병원을 방문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다. 척추 측만증은 적절한 시기에 진단을 받아 올바르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컴퓨터를 많이 하고 의자에 앉는 자세가 바르지 않아서 측만증 유병율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고 하면서, 측만증을 방치하면 심폐기능의 장해가 생길 수 있다는 보도에 부모들과 학생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특발성 척추 측만증 유병율은 다른 나라와 다를 바 없이 약 2%정도(측만각 10도이상)이다. 치료가 필요한 20도 이상의 측만증은 약 0.2%정도이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50도 이상의 측만증 환자는 이보다 훨씬 적으며 이들은 체형의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낼 수 있다.

나쁜자세, 운동부족 등은 요통의 원인은 될 수는 있어도 측만증의 원인은 아니라고 확실히 밝혀둔다. 환자의 대부분이 사춘기 소녀들로 자칫 자존심의 손상과 자신감과 의욕상실, 소극적 성격으로 바뀌는 등 정신적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어 선진국에서는 측만증의 학교검진 자체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고 실제로 영국과 캐나다는 학교검진제도를 폐기한 바 있다. 특발성 척추 측만증을 물리치료나 테이핑요법,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인터넷이나 신문광고에 현혹돼 가뜩이나 불안해하는 부모와 학생들로 하여금 금전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에 대해 보다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제주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서준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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