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의 활로를 찾는다/대안산업 녹차](3)가고시마의 茶 유통

[제주농업의 활로를 찾는다/대안산업 녹차](3)가고시마의 茶 유통
생산서 유통까지 ‘원스톱서비스’가 바로 경쟁력
  • 입력 : 2005. 09.13(화) 00:00
  • 한라일보 기자 webmaster@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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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고시마는 생산에서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차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 차 유통시장과 가고시마에서 가장 규모가 큰 차 완제품 생산·수출업체인 (주)시모도조노, 가고시마차유통시장에서 경매를 대기중인 차 가공제품, 가고시마 차 산지에 있는 차 가공공장 내부(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가고시마의 차산업의 경쟁력은 생산에서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농가들은 대규모 다업회사(유한회사)나 조합 등의 법인을 형성해 생산과 가공, 기계화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제주도의 감귤 작목반, 영농조합법인과 비슷한 형태의 공동출하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승용형 채엽기·갱신기 등 기계화 생산설비를 구입해 농가들이 공동 사용하고 있으며 비료자재도 공동으로 구입한다. 시비방법 또한 서로 동일한 방법과 사이클에 따라 이뤄진다.

 대금정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생엽수매는 정산 지불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주)장원산업의 설록차연구소 보고서는 이같은 일본 가고시마의 유한회사와 조합(법인)의 모범적인 생산유통시스템을 보여준다.

 1962년 설립된 ‘니시타레미즈다업유한회사’는 현재 85호의 농가로 구성돼 있다. 재배면적은 호당 평균 1.9㏊(5천7백평), 모두 1백64㏊에 이른다. 이들 농가들은 연간 7백28톤의 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설비·관리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유한회사는 1천8백평 규모의 가공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이곳에는 생산된 차를 선별하는 등의 1차 가공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다기계로 시간당 처리능력 1백80㎏ 용량의 4개 라인과 1백20㎏ 2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1972년 차생산자조합으로 설립된 ‘키쿠나가다업조합법인’에는 39호의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재배면적은 호당 평균 3.1㏊(9천3백평), 모두 1백21㏊. 농가들은 연간 5백38톤의 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도 1천3백여평 규모의 건물에 1백80㎏ 3개 라인과 2백40㎏ 1개 라인 등 모두 4개 라인의 제다기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다원의 분산을 막고 일정 지역내에 집단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조합이나 법인을 형성해 공동으로 대형 가공공장을 설립함으로써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녹차가공시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는 효과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취재진이 찾아간 가고시마 남부 최대 녹차 생산자인 ‘에이초’(읍·면수준의 행정구역)는 이같은 공동생산·출하가 가장 모범적으로 이뤄지는 곳이다. 일본 굴지의 제다기계 업체인 가와사키 가고시마 영업소의 미에겐 소장은 “에이초에만 유한회사와 조합법인이 모두 46개소에 이른다”고 말했다.

 미에겐 소장은 “보통 1개의 조합은 10여개 농가가 참여해 30만평 규모의 다원을 커버한다”고 했다.

 취재진은 그의 안내로 에이초에 있는 ‘에이키다업유한회사’의 가공공장시설을 둘러봤다. 이곳은 모두 2천8백㎏ 처리능력을 갖춘 2개 라인의 제다시설을 갖춰놓고 있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녹차 생엽은 모두 이곳에서 1차 가공 공정을 완벽하게 끝낸 뒤에 차시장으로 보내면 경매에 붙여진다.

 취재진은 다시 가고시마시에 위치한 차 유통시장을 찾았다. 농업구조개선사업의 하나로 들어선 차 시장으로 가고시마지역에서 생산돼 조합이나 유한회사에서 1차 가공된 녹차제품들이 대부분 이곳에 보내져 경매된다. 취재진이 방문할 적에는 경매시장이 열리지 않았으나 시장에는 각 지역으로부터 들어온 녹차 1차 가공제품들이 종이포대에 포장된 채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이 곳 차시장을 거치면 녹차는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차시장에는 우리의 농·감협처럼 판매·영업부서 등을 갖춰놓고 있으며 한 켠에는 세계의 차 생산지와 면적·생산량을 비롯해 일본의 차 역사와 생산 전 과정을 비디오, 전시물을 통해 보여준다.

 결국 가고시마가 일본 최고의 차 생산지로 부각한 것은 기상, 토양, 낮은 경사도 등 최적의 생산 여건과 거의 1백%에 가까운 기계화, 재배의 집단화, 다양한 우량 품종 식재, 유통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결국 제주 차산업의 미래에 대한 교훈이기도 하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1백% 무농약 유기농법 운영

1백여 제품 연매출 55억엔… 독일 등 수출도

가고시마 차회사 ‘下堂園’


 주식회사 ‘시모도조노’(下堂園)는 가고시마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차 완제품 생산·수출업체이다.

 가고시마시 차시장 인근에 위치한 이 회사는 현지에서 생산된 녹차를 완제품으로 만들어 일본 국내와 수출시장에 유통시킨다. 연간 매출액이 55억엔에 이른다.

 회사측은 취재진에 일부 공장견학을 허용하면서도 사진촬영은 엄격히 제한할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다. 이 회사 관계자는 관세문제만 풀린다면 한국에도 차 완제품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한지 52년 역사의 시모도조노는 현재 1백 종류의 완제품을 생산 유통시키고 있는데 독일과 미국에 연간 4억엔 규모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회사가 직영하는 차농장이다. 3만평 규모의 이 농장은 1백% 무농약 유기농법으로 운영되며 이 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유기농 인증브랜드로 전량 독일에 수출되고 있다. 생산량은 연간 6㎏. 1백g 완제품 기준 독일에서 일본 화폐단위로 약 3천엔에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독일 수입상들은 정기적으로 유기농 농장을 방문 생산과정을 체크할 정도로 까다롭다.

 회사 관계자는 “많은 나라에서 수입하겠다고 요청하고 있지만 물량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재배 과정에서 병충해 해결은 여전히 큰 난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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