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학대를 당한 노인 중 절반 가량이 자녀에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간한 2023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 접수된 노인 학대 피해 신고는 870건으로, 이중 14.7%인 128건이 조사 결과 학대로 인정됐다.

노인 학대는 대다수 집 안에서 발생했다. 노인 학대 장소를 보면 가정 내가 120건으로 전체의 93.8%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이어 기타(4건·3.1%), 공공장소·생활시설(각각 2건·1.6%) 등의 순이었다.

학대 유형으로는 폭언을 하거나 위협을 가하는 등 정서적 학대가 93건으로 전체의 43.5%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물리적 힘 또는 도구를 이용해 신체·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신체적 학대는 37.9%로 그 뒤를 이었다. 또 노인 스스로 자신을 의도적으로 돌보지 않아 몸과 마음이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하는 자기 방임은 5.7%로 조사됐다.

노인학대 가해자는 주로 가족이었다. 지난해 도내에서 자녀가 부모를 학대한 사례는 63건으로 절반에 가까운 48.1%를 차지했으며, 배우자에 의한 학대도 29.8%에 달했다. 이밖에 손자녀 4.6%, 친척 2.3%, 사위·며느리 각각 1.5%를 차지하는 등 노인 스스로 자신를 학대하는 자기 방임 또는 타인, 기관에 의한 학대를 제외하면 가족 내 학대가 87.8%로 월등히 높았다.

피해 노인이 다시 학대를 당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노인보호전문기관에 피해 신고가 접수돼 조치가 이뤄진 이후 지난해 다시 학대가 재발한 건수는 12건으로 전체 사례의 9.4%를 차지했다.

이밖에 지난해 치매를 진단 받거나, 치매로 의심되는 노인을 학대한 사례는 32건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한편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학대로 피해를 입은 노인은 5만3548명이다. 2014년 3532명에서 2018년 5188명, 2022년 6259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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