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곶자왈이 멸종위기종과 특산종을 포함한 다양한 동식물이 분포한 '생물의 보고'임이 재확인됐다. 사진은 교래곶자왈이며, 오른쪽 하단 작은사진은 위부터 대흥란, 두잎감자란초, 변산바람꽃. 사진=한라산연구소 제공
한라산연구소, 4개 곶자왈 동식물·지질 종합조사
식물 750종·곤충 1246종·조류 84종 등 서식확인
연구진 "천연보호구역·생태계보호지역 필요" 제안
제주곶자왈이 멸종위기종과 특산종을 포함한 다양한 동식물이 분포한 '생물의 보고'임이 재확인됐다. 지난해 9월 제주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제주형 의제로 채택된 곶자왈이 '종 피난처'는 물론 생태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으며 앞으로 곶자왈 보전을 위한 종합계획이 수립된다.
한라산연구소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 11월까지 한경·안덕, 구좌·성산, 조천·함덕, 애월 등 도내 대표적 4개 곶자왈 98.9㎢를 대상으로 동식물 분포와 지질, 토양 특성 조사를 벌여 '곶자왈 환경자원 조사 보고서'를 펴냈다.
조사 결과 곶자왈에는 총 750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제주도에 서식하는 식물 1990종의 38.6%에 해당하는 것이다. 제주 양치식물 중에는 약 56.3%가 곶자왈에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천연보호구역과 공통 분포종도 221종으로 나타나 곶자왈이 제주식물의 중요한 종피난처이자 생태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은 솔잎란, 제주고사리삼, 개가시나무, 순채, 대흥란, 으름난초, 차걸이란, 백운란 등 2급 8종이다. 서식지 감소와 서식지 환경 악화 등으로 멸종위기에 놓일 우려가 있는 구계학적 특정식물은 난장이이끼, 누운괴불이끼, 야고, 버들일옆, 흑난초 등 242종이다.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기준 멸종위기, 위기, 취약종 등으로 평가된 식물은 67종이며 특산식물은 모두 20종으로 조사됐다. 이들 곶자왈에 한정해 자라는 식물은 제주고사리삼, 쇠고사리, 남흑삼릉, 밤일엽아재비, 이팝나무, 백서향, 빌레나무, 제주방울란, 약난초 등 13종이다. 제주 곶자왈지역이 면적에 비해 매우 높은 식물 다양성을 보이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곤충은 멸종위기종 5종, 한국 고유종 58종, 제주 고유종 6종 등 모두 16목 172과 1천246종이 분포했다. 이는 제주도 전체 곤충 종수의 약 29%에 해당하는 것이다.
조류는 팔색조, 매, 독수리 등 84종, 포유류는 멧돼지·시카사슴·오소리·비단털쥐 등 19종, 양서파충류는 북방산개구리, 누룩뱀 등 14종이다.
연구자들은 "탐방객 인원 조절과 탐방로 이외 지역 출입금지, 곶자왈 개방시간을 마련해 시행함으로써 종 다양성을 확보 유지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천연보호구역, 생태계보호지역 등으로 지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