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박호형 위원장과 강상수, 송창권, 하성용 의원.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위해 올해 안에 도민 의견을 물을 '주민투표'를 계획하고 있지만 사실상 불가능할 거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정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제주도의회도 정부와 국회의 부정적 반응을 거론하며 보다 적극적인 소통, 협력을 주문했다.
7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제주도 기획조정실 등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선 이 같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제주도는 2026년 7월 3개 기초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올해 내 주민투표 시행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이를 결정할 행정안전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강상수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서홍동)은 이날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에 질의하며 "9월 11~12일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국회 행안위(행정안전위원회)를 방문했는데 깜짝 놀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강 의원은 "제주에선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뜨겁지만 국회를 가 보니 의원들은 관심이 없고 제주 지역구 의원들도 한 번 모여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면서 "희망을 가지고 국회에 갔지만 굉장히 싸늘하다. 제가 보기에는 타이밍을 놓쳤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도지사의 공약이고 의지가 있다면 직접 나서야 하는데 실무 담당자에게만 맡겨 놓은 결과"라면서 "행정체제 개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노력하고 있는데 안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송창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외도·이호·도두동)도 이번이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면서도 도정 차원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제주 국회의원 3명 간의 다른 의견이 감지되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앞서 위성곤 의원은 제주에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등 3개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는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지만, 김한규 의원은 제주시를 동·서로 나누는 것에 대해선 의견수렴이 안 된 것 같다며 사실상 부동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송 의원은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단지 행정 구역에 대해선 좀 더 도민과 의견을 나누면 좋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라며 "그 부분은 다시 설득하면 된다. 논리를 만들고 협력하면 더 좋은 내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관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한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를 비롯한 도청 공무원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올해 내에 주민투표가 불발될 경우 향후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도 여전히 "다음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성용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안덕면)은 "9월 말까지 주민투표를 확정하고 60일 동안 준비를 해서 12월에 투표하는 것으로 목표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선 연내 주민투표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이 같이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에선 제주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장만 보이고 다른 분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면서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 근무 경력이 있는 진명기 행정부지사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호형 행자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도 "행안위 소속 국회의원 22명 중에 12명이 초선 의원이다. 제주도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도정 차원의 설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명기 부지사는 "사실 그동안은 행안부 측과의 소통, 설득에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국회까지 설득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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