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초자치단체 도입 시 기울어진 운동장 돼선 안돼"

"제주 기초자치단체 도입 시 기울어진 운동장 돼선 안돼"
제주도 13일 '제주형 사무배분 전문가 토론회' 개최
사무배분, 재정과 직결… "출발선 같아야 경쟁 발전"
  • 입력 : 2024. 08.13(화) 18:53  수정 : 2024. 08. 15(목) 20:24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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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가 13일 제주썬호텔에서 '제주형 사무배분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으로 2026년 7월 3개 기초자치단체(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기초) 출범을 목표하고 있는 가운데 광역(특별자치도)과 기초 간에 사무배분에 있어 '제주 실정에 맞춘 재편'이 원칙으로 제시됐다. 사무배분이 곧 재정 규모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기초 간의 불균형 해소는 과제로 거론됐다.

제주자치도가 13일 제주썬호텔에서 개최한 '제주형 사무배분 전문가 토론회'에선 이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이후에 재배분 사무가 3만5000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재편해 지역 맞춤형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사무는 분할이 불가능한 최소 단위의 업무를 말한다.

주제발표에 나선 최지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광역·기초 간의 사무배분 의미를 "권한의 재정립"이라며 "사무배분을 통해 도청과 시청의 정확한 책임 범위, 자기결정이 확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초 간의 불균형이 우려되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애초에 잘 되는 사람이 더 잘 되는 것처럼 3개 기초 간의 불균형 해소가 관건"이라며 "기초 간의 경제력 차이, 세원 분포 등의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무배분이 아니라, 일부에 필요한 사무를 대폭 주거나 연계성 높은 사무로 협력을 강화하는 것처럼 기초 사무배분 조정 모형을 정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른 시도의 특별자치도, 특별광역시에선 '기초'가 보이지 않는다"며 기초와 광역 간의 협력 모델을 강조했다. 이어 기초 도입의 전제 조건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선 안 된다"며 "지역간 불균형과 격차를 확인하며 평평하고 출발선이 같을 수 있게 사무배분을 하고 기초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경쟁을 통한 발전의 원리가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최원구 한국지방재정학회장도 "어떤 사무를 배분 받느냐에 따라 지방재정 제도 형태와 방식이 바뀌게 된다"며 사무배분이 곧 재정 규모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균형 발전에 바탕을 둔 제주형 조정교부금 제도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도민 관심이 낮은 사무배분이 충분한 공감대 속에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금과 같은 행정 중심에서 벗어나 진행 과정, 내용 등의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호진 제주대안연구공동체 공공정책센터장은 "기초 도입 시에 청사 신설 문제, 공무원 증원 문제, 기초 간 재정 불균형 문제를 비롯해 사무배분 역시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특별자치도와 법인격을 갖춘 3개 기초, 그리고 기초 간의 문제이기도 한 만큼 제대로 된 설계와 공감대를 통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강민철 제주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장은 "제주형 사무배분의 원칙은 지방자치법에서 정한 광역·기초 간의 사무를 배분하되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민원 편의성을 높이는 수요에 대응하자는 것"이라며 "기초 간의 세입 불균형을 미연에 방지하는 제주형 재정조정 제도를 두고 공공서비스, 시설 인프라 등도 골고루 배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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