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보 작 '토롱’을 헤치고 관(棺)을 들어서 위로 올리다'. 토롱은 가매장(假埋葬)이라는 말이다.
[한라일보]제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아온 강만보 사진가가 기록으로 남긴 사진의 조각들을 꺼내들었다. 30여 년 전 흑백 필름에 담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중산간 마을의 매장 장례의례 사진들이다.
강 사진가는 조각들을 사진집 '꽃상여 타고 떠나는 길'로 묶고 이달 15일부터 20일까지 제주 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사진전을 열어 관객과 공유한다.
초상으로 9일장을 하면서 8일 동안은 관을 땅속에 가묘로 토롱한 모습부터 장례날 상두꾼들이 꽃상여를 매고 운구하거나 마을 부녀자들이 앞장서 설베를 잡아 장지까지 운구하는 모습, 그리고 봉분 쌓고 산담까지 하는 엄숙한 장례의식의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꽃상여를 안착시킨 후 하관제를 올리면서 부녀자들이 멀리서 장구를 두드리며 망자를 위로하는 듯 노래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강만보 작가.
강 사진가는 "디지털 사진 시대에 과거 흑백필름으로 찍은 사진들을 새로운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자리"라며 초대장을 띄웠다.
1980년 제19회 한라문화제 사진촬영대회 첫 입선으로 사진에 입문한 강 사진가는 사라져가는 제주의 전통적인 민속과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을 찾아 사진 기록으로 남기는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눈으로 볼 수 있고 손발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사진 창작활동을 계속해 제주 서민들의 삶의 기록해 후대에 중요한 사진 자료로 남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