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균의 한라시론] 중국 양회(兩會)를 통해 본 한중관계의 재정립 필요성

[한동균의 한라시론] 중국 양회(兩會)를 통해 본 한중관계의 재정립 필요성
  • 입력 : 2021. 03.18(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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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은 중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IMF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개발도상국가들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은 1980년 이후 처음이고, 한국과 중국도 각각 IMF를 겪었던 1999년 이후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인 -1%, 2.3%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회복을 나타내는 지표나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국가들의 경기 체력이 크게 약해진 상황에서 G2 경제의 반등 소식을 글로벌 경제 회복의 기대감을 키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포스트 팬데믹 시대 중국경제와 글로벌 패권 다툼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3월 4일부터 12일까지 열렸다. 보통 2주간 열리는 양회는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기간을 5일 정도 단축했지만 양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팬데믹 회복에 자신감을 가진 모습들이 역력하다.

먼저 리커창 총리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를 6%이상으로 제시해 코로나19 위기 전의 수준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올해 시작되는 5년 단위의 경제개발 계획인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4차 5개년 규획(2021-2025년) 초안'과 '2035년 장기 발전 계획 강요(綱要)'를 심의, 통과시키면서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야망도 드러냈다. 특히, 경제문제에서는 내수시장을 극대화하면서 대외 불확실성을 억제하는 '쌍순환(Dual Circulation)'전략을 중심으로, 산업분야에서는 과학기술 자립과 자주적 산업망 구축 등 독자생존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사회문제에선 빈곤 퇴치와 저출산 고령화 대책, 코로나19 극복, 정치분야에선 국제사회의 홍콩과 신장위구르, 티베트 등 인권 비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면서 필자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기엔 이번 양회는 미국을 넘어서는 경제 계획을 만드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양회를 시작으로 7월에는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10월에는 제20차 공산당 대회 등 굵직한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더욱이 내년 2022년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로 이번 양회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논어에 '三十而立(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라는 말이 있듯이 30이라는 숫자는 뭔가 중요한 뜻을 세우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비록 현재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2017년 사드 배치로 인한 양국 관계가 아직도 완전한 해빙기를 맞이하지 않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對)중국 부정적 시각이 늘어나기도 했다. 또한, 중국의 동북공정에 따른 역사갈등도 잠재해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갈등 심화에 따라 한국의 중국 관리가 점점 더 어려운 과제로 부각되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한중 양국은 서로를 더욱 새롭게 이해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한중수교 30주년을 앞둔 올해 한중관계가 재정립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동균 한남대학교 경제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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