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사드 보복으로 제주관광 직격탄, 진실은?

[열린마당]사드 보복으로 제주관광 직격탄, 진실은?
  • 입력 : 2017. 03.16(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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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들어 제주 분위기가 심각하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때문이다. 지난달 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한 도민이 겪는 피해와 불만들이 연일 제주 언론을 장식했다.

일일이 거론하기도 귀찮을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 관련해 많은 피해사례와 불만들이 있었다. 바로 엊그제 일들로 주변에서 항상 듣던 말들이다.

"중국 단체관광객이 몰려와 제주도에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 호텔과 쇼핑센터도 화상(華商)이 운영하는 곳만 이용해 지역경제 효과가 미미하다. 관광객이 증가해도 특정 중국여행사들이 싹쓸이해 도내 낙수효과는 없다. '인두세'로 관광시장만 교란한다. 중국인 범죄로 불안하다. 제주도가 중국 32번째 성이 될 정도로 제주 땅을 싹쓸이한다."

과장된 주장도 있지만 사실도 많다. 그런데 이런 주장 대부분은 부정적인 면만 나열하고 제주경제에 뿌려지는 긍정적 분수효과에 대해서는 누구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제주관광이 위기에 빠졌다는 지금이야말로 솔직해졌으면 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도민에게 실제적인 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말해왔는데 그러면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에 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

쓰레기 버리고, 제주환경 훼손하고, 돈은 대기업 면세점에서나 쓰고, 재래시장에는 가지 않으니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면 될까?

이런 면만 있다면 중국 관광객에게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게 분명하다. 지역 언론도 중국 관광객들이 도민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다는 보도를 한 적이 별로 없다.

크루즈 관광만 해도 그렇다. '빛 좋은 개살구 크루즈 관광'이라고 얼마나 많은 비난이 지역 언론을 장식했던가. 그게 바로 어제일이다. 그런데 이제는 크루즈선을 타고 온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집단적으로 하선을 거부하자 온 언론은 이 소식으로 도배했다.

그런데 3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환영받지 못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고 야단들이다. 지난 3일에는 행정부지사 주관으로 사드 보복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다. 다음날은 원희룡 도지사 주관으로 대책을 논의했다. 13일에는 도지사가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제주관광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지원책을 건의했다.

중국 크루즈 관광이 "제주에 잠깐 머물다 면세점이나 들리는 실속 없는 크루즈 관광"이라고 비난하며 이런 크루즈 관광이라면 필요 없다고 볼멘소리를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오지 않으면 지역경제가 죽겠다고 하니 도민들은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무엇이 진실일까.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아 제주경제가 직격탄을 맞는 것이 진실인지, 겉만 화려하고 알맹이는 없는 외화내빈 식 중국 관광객은 오지 않는 것이 제주에 도움이 되는지 알 수가 없다.

중국 관광객이 약이 되는지 독이 되는지 합리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감성적 사고로 사실을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얄팍한 '천민자본주의'는 아닌지 고민해본다.

신화역사공원만 해도 그렇다. 중국계 홍콩자본이 개발이익을 챙기고 환경을 파괴하고 카지노를 한다고 온갖 비난을 하더니만 요즘은 대규모 공개채용을 환영하며 기대감에 들떠 있다.

제주오라관광단지도 같은 이유로 왜곡과 과장된 비난에 시달려 왔다.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객관적 사실에 귀를 닫고 진실을 외면하는 관행과 그릇된 문화가 만연해 있다.

도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인두세'란 것이 있다. 돈 받고 손님에게 관광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돈을 주고 손님을 사와 쇼핑폭탄으로 적자를 메우는 비정상 관광행태다.

일본 관광시장에는 눈을 씻고 봐도 인두세는 없다. 일본 관광업계가 그런 짓을 하는 중국 여행사들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단합했기 때문이다. 왜 제주도 관광시장은 그런 단합을 못하는가. 곳곳에 우리의 부끄러움이 있다.

끝으로 도민사회는 조변석개하지 않고 중국 관광객에 대해 합리적이고 일관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덧붙여 의회는 사드 사태에 道를 질책만 할 것이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중앙정부도 못하고 있는 일을 도지사가 못한다고 비난만 쏟아내며 닦달할 것이 아니다. 도민사회를 불안하게 하지말고 이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원희선 CJ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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