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치매 예방약 주세요!

[건강&생활]치매 예방약 주세요!
  • 입력 : 2016. 04.20(수) 00:00
  • 편집부 기자 su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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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강의시간에 들었던 내용이다. 늘 명쾌한 강의를 해주셨던 교수님이 약물개발에 관한 본인의 의견을 말씀을 하시면서 학문적으로 노벨상을 뛰어넘고 경제적으로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두 가지 약물을 개발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가 마약 성분이 없는 진통제이고, 두 번째 약물은 머리 좋아지는 약이다. 치매를 전공하는 나로서는 모든 사람에게 효과 있는 머리가 좋아지는 약은 아니더라도, 치매환자에게 지금보다 효과 좋은 약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 알쯔하이머 치매 약이 소개된 지 벌써 20년이 되었다. 처음 치매 치료약이 발매 된 후 약물 복용의 편의성, 부작용 등 측면에서는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약물의 효과 측면에서는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다. 현재 알쯔하이머 치매 약물 복용으로 약 2년 정도 병의 경과를 늦출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여 조기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치매환자의 가족은 향후 8년 동안 연간 평균 1000시간과 800만 원의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

"언제쯤 치매를 정복할 수 있는 약이 나올 수 있을까요?" 이는 치매 대중 강연 중에 자주 받는 단골 질문이다. 불행히도 최근의 새로운 치매약물들의 연구 결과가 성공적이지 못하고, 치매 예방 백신연구도 큰 진전이 없는 듯하다. 늘 치매 대중강연을 하면서 머지않아 치매 백신 개발로 치매 예방과 치료를 할 날이 올 것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곤 했는데, 요즈음은 그 날이 자꾸 뒤로 미뤄지는 느낌이다. 외래 진료실에 와 "치매 예방약 주세요"라고 요구하는 분들이 있다. 아직까지는 건강한 사람들이 먹는 치매 예방약은 없다고 말씀드리면 적잖게 실망을 하시는데, 대신에 치매를 예방하는 다른 분명한 방법에 대해서 설명 드린다.

최근의 치매 역학 연구에서 선진국의 치매의 유병률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분명히 치매 예방 습관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치매 관련 인자에 대한 많은 연구를 통해서 여러가지 치매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을 찾을 수 있었다. 치매의 위험요인을 줄이고, 보호요인을 강화하는 것이 치매 예방의 핵심이다. 치매 예방하는 방법으로 크게 6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두뇌 운동 지속하기. 취미나 규칙적인 두뇌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알쯔하이머 치매 위험이 2.5배 증가된다. 둘째, 규칙적인 신체운동. 규칙적인 운동은 뇌혈류를 개선시켜서 뇌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뇌세포의 위축을 막아준다. 심장에 좋은 운동은 머리에도 좋다. 셋째, 균형 있는 식사하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영양섭취를 골고루 하는 것이 좋다. 넷째, 정기적인 건강 검진. 건강검진을 하여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등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은 치매 예방에도 중요하다. 다섯째, 적극적 사회활동.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서도 사회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여섯째, 건강생활습관 유지. 금연, 과음하지 않기, 스트레스 줄이기, 숙면하기 등의 뇌 건강에 좋은 습관을 유지하면 치매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록 현재 치매 예방약과 치매 완치제는 없어도 위의 6가지 치매예방수칙을 생활화하면 그 효과가 금방 눈에 안 보인다고 할지라도 현재로썬 가장 효과적인 치매예방약임을 믿는다. 그리고 오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제주대학교 병원에서 제주도 광역치매센터 개소식과 함께 치매 예방을 위한 특강이 열린다. 치매 예방에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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