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규진의 현장시선] 차고지증명제 완화에 대한 유감

[송규진의 현장시선] 차고지증명제 완화에 대한 유감
  • 입력 : 2025. 04.04(금) 01:3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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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차고지 증명제는 차량 소유자에게 주차장 확보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2007년 2월 첫 도입된 이래 차종과 적용 지역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2년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자기차고지가 없는 차주들은 공영주차장이나 민영주차장에 연간 60만원에서 100만원가량의 임대비용을 지불해야 해 경제적 부담이라는 불만이 이어졌다. 원도심의 경우 기존 주택에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해 차고지로 등록할 만한 공간이 없다. 때문에 원도심으로 주소지를 옮기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차고지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게 돼 구도심 인구 공동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주차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숙박업소에 일정 금액을 주고 주차면만 계약하는 편법 행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새롭게 차를 장만하려는 경우에도 차고지가 없어 차량 구입이 어렵다는 민원이 이어졌다. 급기야 2024년에는 제주도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차고지 증명제가 헌법 제11조 평등권과 제14조 거주·이전의 자유, 제23조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헌법소원이 청구되기도 했다.

이에 제주도의회에서 차고지증명 및 관리 조례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켜 지난달 19일에 공포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차고지증명제가 대폭 완화돼 사실상 폐지 수순이 아니냐는 언론보도들이 이어졌다.

차고지 증명에서 제외되는 주요 내용을 보면 배기량 1600cc 미만 차량, 경차, 소형차, 수소차, 전기차와 다자녀 가정(자녀 2명 이상), 중증 장애인 및 보호자가 소유한 차량 중 1대,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가정도 차량 1대에 한정해 제외됐다. 이는 전체 차고지 등록 차량에 73%에 해당된다. 적용되는 대상은 중형차 이상 차량으로 한정돼 향후 차고지 증명 대상 차주들의 불만도 이어지리라 예상된다. 또한 차고지 확보기준도 거주지 내 직선거리로 1㎞ 이내에 차고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조건에서 2㎞ 이내로 완화됐다.

필자는 차고지증명제에 대한 도민불만을 충분히 이해한다. 2007년 차고지증명제가 시행되며 충분히 예상됐던 문제에 대한 행정의 대처가 미비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차고지증명제의 주요 목적은 자가용 승용차의 증가 억제 및 도심의 차량 혼잡 완화, 궁극적으로는 이면도로의 주차환경 개선이다. 모두 현재 교통상황에 필요한 것들로 이러한 목적을 이룰 새도 없이 교통정책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또한 대중교통정책과 주차정책, 보행 정책 등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제주도는 차고지증명제 완화에 따라 발생 예상되는 분야별 교통 관련 문제들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정책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행정을 기대해 본다. <송규진 제주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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