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부는 새바람 분산에너지] (2)블루배터리, 제주의 청정에너지 담다

[제주에 부는 새바람 분산에너지] (2)블루배터리, 제주의 청정에너지 담다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해결 무한한 제주바다서 해법 찾아
  • 입력 : 2024. 11.29(금) 02: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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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 염분 양·음이온 분리·결합시 에너지 충·방전 원리 활용
장주기 ESS 대안 급부상 잉여전력 저장 혁신기술 개발·실증
바람·태양으로 만든 재생에너지 담는 배터리 역할 수행할 것




[한라일보] 제주에서 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 문제 해결을 위해 개발 중인 해수 이용 장주기 에너지저장기술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무한한 제주의 청정바다에서 출력제한 문제의 해법을 찾아내며 잉여전력을 담고 활용할 수 있는 '블루배터리'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역의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 프로젝트 제주사업단이 지난 6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에서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주민들을 초청, 해수 이용 장주기 에너지저장기술과 사업 내용, 추진 경과 등을 설명하는 지역주민 초청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테크노파크 제공



▶사업 추진 배경 및 개요=흔히 배터리라고 하면, 자동차나 휴대전화 등 실생활에서 접하기 쉬운 비교적 작은 규모의 전력을 저장하는 장치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 소규모 배터리들은 저장할 수 있는 전력의 한계치가 작기 때문에, 더 큰 전력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그 규모나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이러한 에너지 저장장치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ESS(Energy Storage System)라고 불리는 에너지저장기술은 전기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ESS는 충·방전 시간에 따라 크게 단주기와 장주기로 나뉜다.

단주기는 보통 수초에서 1시간 내 전력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반응시간이 빠르고 비교적 용량이 작은 배터리가 요구된다. 반면 장주기는 대규모 전력을 저장할 목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통상 4시간 이상의 충·방전이 가능한 큰 용량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특히 장주기 ESS는 대규모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제주 현안인 출력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출력제한이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발생하는 전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전력계통의 안정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강제로 중지시키는 것이다. 이는 생산되는 즉시 소비돼야 하는 전기의 특성 때문이다.

제주는 신재생에너지 보급·확산의 전초기지로서 재생에너지 설비를 지속적으로 늘려왔으며, 그 결과 제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다만, 국가·지자체 에너지 정책과 맞물려 재생에너지 비중 더욱 늘리고 있지만 동시에 출력제한 문제 또한 더욱 심화되고 있다. 때문에, 출력제한 문제 해결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출력제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도전이 제주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 해법 중 하나를 제주의 청정 '바다'에서 찾게 되었다.

제주는 출력제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발전에 필요한 혁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2022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역의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선정돼 현재까지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의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 프로젝트 제주사업단(이하 제주사업단)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며, 현재 관련기관 11개가 참여하고 있다. 각 기관은 사업을 통해 무한한 자원인 바닷물을 이용해 에너지(잉여전력)를 저장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에 나서고 있다.



▶사업 핵심 기술과 3년간의 성과= 과제의 핵심기술인 블루배터리(Blue Battery)는 바닷물의 염분(NaCl)을 양이온(Na+)과 음이온(Cl-)으로 분리·결합할 때의 에너지를 충·방전하는 원리를 사용한다.

블루배터리 실증 설비. 제주테크노파크 제공

잉여전력이 발생할 때, 이 전력을 사용해 바닷물의 염분을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분리해 각각을 염기성 용액과 산성 용액에 나눠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 저장했던 이온들을 다시 결합시켜 전기를 얻게 된다.

사업은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며, 기술은 실험실 수준에서 상용화를 위한 실증을 완료하기 이르렀다.

올해 초, 사업단은 3년간 성과를 집약한 실증 설비를 제작했다. 설비에는 블루배터리 기술 외에도 에너지를 관리하기 위한 EMS(Energy Management System), 재생에너지와 연계하기 위한 태양광 설비, 산·염기 용액의 저장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기술이 녹아 있다.

이렇게 구축된 설비를 기반으로 사업 1단계 목표인 10kWh급 블루배터리 기술에 대한 실증을 완료했다. 동시에, 참여기관인 (주)제이디테크, (주)비루트랩과 함께 스마트팜에 사용되는 전력 수요를 분석해 축적된 블루배터리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블루배터리와 연계한 실증을 완료했다.

이후, 사업 2단계에서 기술 고도화와 사업성 분석을 완료하면 농가에서 필요한 전력을 직접 발전해 블루배터리로 전력수요를 충당하고, 남은 전력은 판매하는 에너지 신산업 모델을 개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제주 1차 산업 고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한한 자원인 바닷물을 활용하는 블루배터리 기술은 그 자체만으로 지역 현안인 출력제한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혁신기술로, 바람과 태양으로 만들어지는 제주의 청정에너지를 담는 배터리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백금탁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제주특별자치도·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제주테크노파크·한라일보 공동기획>





"해수 이용 에너지저장기술 제주의 신성장 동력"


김한기 KIER 제주글로벌연구센터 분산에너지실장


'지역의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 프로젝트 제주사업단'은 2022년에 시작하여 2024년에 1단계 연구개발사업을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2년 동안 2단계 연구개발사업을 준비 중이다.

제주도의 담대한 '2035 탄소중립'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유연성 자원이 필요하다. 제주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해수를 이용한 친환경 장주기 에너지저장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제주글로벌연구센터를 필두로 도내·외 10개 기관이 참여하는 지역의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 프로젝트 제주사업단은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을 이용하여 재생에너지를 저장하고 전기가 필요할 때는 바닷물을 배출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해수 이용 에너지저장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였다. 10kWh급 에너지 저장 설비를 세계 최초로 실해수를 이용하여 실증함으로써 제주도의 담대한 도전이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통해 실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UN, 미국, 덴마크 등 국제지구와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해외 기관들도 우리가 개발하는 기술과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에 관심을 갖고 국제 공동연구와 투자를 문의하고 있다.

제주사업단은 2025년부터 바닷물을 직접 사용하여 해수 이용 에너지저장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평가하고 도내 기업을 우선으로 기술을 확산해 나갈 예정이다. 제주에서 최초로 개발되어 세계로 나아가는 우리의 기술이 제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제주사업단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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