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제주시 우도면 남동쪽 해상에서 서귀포선적 연승어선 A호(29t·승선원 8명)에 화재가 발생한 후 침몰하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영상 캡처
[종합3보] 제주해상에서 갈치 조업을 하던 어선이 불에 타 침몰하면서 선원 8명 중 6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18분쯤 제주시 우도면 남동쪽 74㎞해상에서 서귀포선적 연승어선 307해양호(29t급)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307해양호는 갈치잡이 어선으로 지난 2일 오전 4시38분 성산포항에서 출항했다.
화재 신고는 307해양호와 함께 선단을 꾸려 조업을 하던 308해양호가 했다. 사고 당시 307해양호에는 선장 김모(59)씨와 갑판장 김모(47)씨 등 한국인 선원 3명과 응모(24)씨 등 베트남 국적의 외국인 선원 5명 등 모두 8명이 타고 있었다.
불은 이날 오전 2시 30분을 전후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해경에 따르면 307해양호에 설치된 AIS(선박자동식별장치)의 신호는 오전 2시34분쯤 끊겼다.
선장과 갑판장은 화재를 발견한 직후 "불이야"를 외친뒤 어선에서 뜯겨 나간 고무 재질의 방현재(펜더·뱃전을 보호하기 위해 선체에 두른 완충물)를 안고 바다에 뛰어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차디찬 바다에서 닻줄과 방현재에 몸을 의지하며 버티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107수복호에 의해 오전 3시35분쯤 구조됐다.

4일 오전 해군3함대 전남함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 해양호(29t·서귀포 선적)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해군 제공
선장은 팔, 다리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갑판장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한국인 선원 이모(57)씨와 베트남 국적 선원 5명 등 나머지 선원 6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사고 직전 모두 조타실 아래쪽 지하 침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 경비함정이 오전 4시38분쯤 현장에 도착했을땐 이미 불길이 거세게 번져 선체 전체를 뒤덮은 상태였다. 307해양호는 오전 7시38분쯤 완전히 불에 타 침몰했다. 침몰 해역 수심은 141m로 추정된다.
해경은 침몰 해역 주변에 해경 경비함정 5척과, 해군 군함 1척, 우리나라 관공선 1척, 일본 관공선 1척, 민간어선 19척, 항공기 7대를 동원해 실종 선원들을 찾고 있다.
또 수중무인탐사기(ROV)를 탑재한 청해진함이 급파됐지만, 사고 해역에 풍랑특보가 내려져 있어 수중 수색은 기상 상황이 나아져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야간에는 대형함정 위주로 수색이 진행되며 항공기 4대가 이날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조명탄 300여발을 투하하며 시야를 밝힐 계획이다.
해경은 사고 해역 수온이 18℃인 점을 감안할 때 실종자의 생존가능 시간을 최대 34시간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5일 오후 1시까지가 구조의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구조 당국에 "생존자 구조 및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정 총리는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경찰청장은 즉시 가용한 모든 함정과 항공기, 구조대를 급파하고 사고 해역 주변을 운항중인 어선, 상선, 관공선을 총동원하라"고 주문했다.